지난 2023년 4월 ‘유사 기능 통합을 통한 효율성 강화’를 기치로 출범했던 울산문화관광재단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김상욱 울산시장이 어제 열린 현안점검회의에서 문화 콘텐츠 기능과 관광 기능을 재분리하는 방안을 본격 검토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출범한 지 고작 3년여 만에 조직의 근간을 다시 흔드는 개편 논의가 시작된 것이다. 비효율을 개선하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나, 정책의 일관성을 상실한 채 ‘제자리찾기’로 귀결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현 통합 재단 구조가 가진 장점은 명확하다. 행정 비용의 절감과 조직의 비대화를 막고, 문화예술이라는 고유한 자원과 관광이라는 마케팅 수단을 한 그릇에 담아 시너지를 내겠다는 ‘콘텐츠 융합’의 효용이다. 분리론자들이 내세우는 장점 역시 일리가 있다. 순수 예술 지원과 명소 기반의 마케팅은 엄연히 성격이 다른 이질적 조직이며, 분리 시 각각의 고유한 ‘기능적 전문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단순히 ‘이질적이라서 떼어낸다’는 식의 평면적 접근으로 이 문제를 논의해서는 안된다. 조직을 다시 쪼개기로 마음먹었다면, 통합 당시 내세웠던 논리를 압도할 만큼 ‘훨씬 고도화된 논리’가 나와야 한다. 문화와 관광이라는 기능적 분리의 효용이 높은지, 아니면 두 분야가 결합해 만들어내는 콘텐츠 융합의 효용이 더 높은지에 대해 깊은 숙고가 선행되어야 한다. 융합의 시대에 부처 간 칸막이를 다시 높이는 것이 과연 울산의 문화·관광 경쟁력을 높이는 정답인지 냉정하게 따져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시민 사회와 시의회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또다시 ‘지속성 없는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예산 낭비와 조직 혼란에 대한 책임론도 뒤따를 것이다. 특히 시의회에 납득할 만한 객관적인 데이터와 정교한 명분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발목잡기를 자초하는 모양이 될 것이다.

조직을 합치고 나누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울산시는 울산연구원의 조직 진단 결과가 나오는 대로 융합과 분리 중 어느 쪽이 울산 문화 예술과 관광 산업 진흥을 위해 필요한 일인지 더 치열하게 검증하길 바란다. 대안 없는 회귀가 아닌, 울산만의 독창적인 문화 관광 콘텐츠 생태계를 넓힐 수 있는 고도의 전략적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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