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권한의 오·남용을 막기 위한 개혁 과제라며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예고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범죄 대응과 피해자 보호에 공백이 생길 것이라며 필리버스터를 포함한 총력 저지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의 검찰 직접수사권 존치 주장은 정치검찰의 국민의힘 결탁 증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직무대행은 “법치 파괴의 주범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며 권력을 오남용한 정치검찰”이라며 “국민의힘은 검찰의 권한과 국민의 안전을 동일시하며 국민의 불안을 부추기고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역사적 과제인 검찰개혁의 본질을 흐리고 국민의 눈과 귀를 막으려는 무책임하고 저급한 정쟁을 중단하시라”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수사 공백과 피해자 보호 문제에 대해서는 별도의 보완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 직무대행은 “사회적 약자와 피해자를 더욱 두텁게 보호하고 국가 수사 총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치의 빈틈도 없이 대안을 마련하겠다”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게 고강도 검경 개혁을 병행해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보완수사권이 폐지될 경우 초동 수사에서 누락된 범죄 혐의를 보완할 수 없게 돼 국민 안전과 피해자의 권리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누차 경고했지만, 보완 수사권폐지 이후 범죄 대란은 현실이 된다”라며 “그때가 오면 민주당은 국민의 분노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피해자 보호 수단 확대와 수사기관 간 상호 견제를 대안으로 제시한 데 대해 “그렇게 좋은 개정안이라면 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그 좋은 검찰 개혁을 계속하지 않고 사퇴하겠다고 하겠나”라고 질타했다.
또 “검찰에 대한 복수심과 전당대회 욕심 때문에 우리 국민이 졸속 법안의 실험 대상이 됐다”라며 “국민이 실험실 쥐로 보이나”라고 일갈했다.
여야의 대립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도 계속됐다.
민주당 소속 김승원 소위원장은 선거관리위원회 특검법에 대한 여야 원내지도부의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당초 후순위 안건이었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먼저 심사에 올렸다.
국민의힘은 여야 협의 없이 의사일정을 변경했다며 반발했다.
박형수 의원은 “의사일정을 마음대로 할 건가”라고 따졌고, 김태규(남구갑) 의원도 “(민주당이) 아침부터 불쑥 안건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김승원 소위원장이 “9번째 소위인데 (그간 불참하다가) 늦게 참여하고 할 말이 아니다”라고 반박하자, 박 의원은 “(우리가) 왜 늦게 참여했나. 원구성을 일방적으로 하니까 늦게 참여한 것 아닌가”라고 맞받았다.
비공개 회의에서도 고성이 오간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은 형사소송법 개정안 심사에 반발해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김태규 의원은 “(민주당이) 저희를 배제하기 위해 저런 술책을 쓴다”며 “자기들 전당대회 전에 보완수사권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고, 해결에 장애가 되는 모든 것을 절차적 수단을 동원해 우리를 배제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배제가 안 되더라도 현장에서 (야당을) 병풍 정도로만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이런 식의 의회 독재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접근하고 규탄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퇴장 이후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축조심사를 마무리했다.
김승원 소위원장은 회의 산회 후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축조심사를 마쳤다. 국민의힘이 대안을 말하거나 사회적 약자, 피해자 보호 방안을 말하면 담을 수 있는 것은 담을 텐데 무작정 이석한 것에 굉장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더 이상 의견을 얘기하지 않으면 정점식 원내대표의 안을 국민의힘 최종안으로 보고, 법안 성안 참고자료로 쓰겠다”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오는 30일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강행할 경우 필리버스터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박형수 의원은 “민주당이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이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한다면,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무제한 토론 등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히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