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 불이 꺼졌던 홈플러스 울산점과 동구점이 어제 다시 문을 열고 손님을 맞기 시작했다. 다행히 파격적인 할인 행사 덕에 재개장 첫날 두 매장 모두 방문객들로 북적였다고 한다.
두 매장의 재개장은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사모펀드의 영업 중단 및 청산 시도로서 벼랑 끝에 내몰렸던 10만 노동자와 입점 소상공인들의 절박함, 그리고 이에 연대하고 힘을 보탠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다각적인 노력이 모여 만들어낸 결실이다. 김상욱 울산시장을 비롯한 지역 노조, 시민 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직접 카트를 끌며 장보기에 나서는 등 ‘홈플러스 살리기’ 캠페인에 함께 한 이유도, 이 공간이 지역 고용과 골목상권 생태계를 지탱하는 중요한 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재개장은 법원이 정한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인 오는 9월 4일을 앞두고 이뤄진 임시적 회생의 기회일 뿐, 구조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완전한 정상화’라 보기는 어렵다. 어직 일부 코너가 텅 빈 상태여서 물량 확보에도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남구점·북구점의 영업 종료 사례에서 보듯,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이는 또다시 재정적 위기에 봉착할 위험이 잔존한다.
홈플러스가 다시 시민의 사랑을 받고 지역 경제의 거점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주주와 경영진의 진심어린 회생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단기 자금 유통이나 형식적인 영업 재개에 그칠 것이 아니라, 건전하고 진정성 있는 인수를 포함한 장기적 지속가능성을 확실히 담보해야 한다.
상품 경쟁력과 서비스 품질을 단기간 내에 최상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도 있다. 시민들의 연대와 ‘착한 소비’에만 의존하는 영업은 한계가 명확하다. 신선식품의 높은 품질 유지, 다양하고 차별화된 매대 구성, 합리적인 가격 정책, 지역 농산물 우선 구매 등을 통해 시민들이 찾아올 만한 가치가 있는 매장임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정치권의 책임 있는 사후 관리와 지원도 필요하다. 먹튀성 투기자본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노동자의 고용 안정과 입점 점주들의 생존권이 제도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행정적·정책적 울타리를 촘촘히 쳐야 한다. 어제 시민들이 다시 보여준 발걸음이 일회성 응원 이벤트로 끝나지 않도록 ‘지속 가능한 상생의 모델’이 조속히 완성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