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삶을 돌보고 법과 원칙을 감시해야 할 울산시의회에서 또다시 음주운전 이슈가 터져 나왔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23일 밤, A시의원이 면허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 경찰 단속에 적발된 것이다. A의원은 2013년 이미 한 차례 음주운전으로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던 전력이 있음에도, 민의를 대변하는 공직자 신분으로 다시 만취 운전대를 잡았다는 사실은 아연실색할 일이다. 음주운전이 무고한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 범죄라는 사회적 경각심을 조금이라도 의식했다면 결코 있을 수 없는 무책임한 일탈이다.
더욱 기막힌 대목은 A의원이 동료 의원의 비위와 윤리성을 심사·징계하는 울산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 위원이라는 점이다. 다른 누구보다 높은 도덕적 책무성과 법 준수 의식을 요구받는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 스스로 법을 어긴 것이다. 본인이 심사 대상이 된 처지에 과연 누가 누구를 심판하고 감시할 수 있겠는가. 이번 사건은 개인의 일탈을 넘어 시의회의 공적 신뢰를 바닥으로 추락시켰다.
울산시의회 의원들의 음주운전에 대한 인식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지난해 1월에도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사실을 숨긴 채 2년 넘게 무면허 운전을 일삼다 적발된 시의원이 있었다. 그러나 법원으로부터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지만, 시의회는 윤리특별위원회의 결정을 바탕으로 경고 처분에 그쳤다. 당연히 지역 정당 및 시민단체에서 ‘제 식구 감싸기식 솜방망이 징계’라는 비판이 제기하고 나섰다. 이번 사태는 이러한 ‘제 식구 감싸기’가 낳은 필연적 결과다. 엄격한 처벌 대신 봐주기로 일관하니, 의원들 사이에 음주운전과 준법 불감증이 만연해진 것 아니겠는가. 시의회 스스로 윤리 기준을 허물어버린 구조적 방조가 낳은 예고된 참사인 것이다.
울산시의회는 조만간 해당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만큼은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된다. A의원은 즉각 윤리특위 위원직에서 물러나고, 경찰 수사에 성실히 임함은 물론 시민 앞에 사과해야 할 것이다. 의회 또한 또다시 온정주의에 휘둘려 솜방망이 처분을 내린다면, 이는 울산시민 전체를 기만하는 행위이자 시의회 스스로 존재 가치를 부정하는 꼴이 될 것이다. 시의회는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하고, 무너진 공적 신뢰를 바로잡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