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맞아 울산지역 문학인들의 신간 발간이 잇따르고 있다. 시와 수필을 통해 삶의 기억과 가족, 사랑, 고향과 장소의 의미를 길어 올린 작가들의 새 책을 소개한다.

이수원
이수원
홀로 함께하는 노래( 좋은땅)
홀로 함께하는 노래( 좋은땅)
◆ 이수원 시인 첫 시집 『홀로 함께하는 노래』

떠난 아내에게 건네는 그리움과 홀로 남은 일상 기록

이수원 시인의 첫 시집 『홀로 함께하는 노래』가 좋은땅출판사에서 출간됐다.

이번 시집은 팔순을 넘긴 시인이 살아온 삶과 아내를 향한 그리움, 홀로 남은 일상을 담담하게 풀어낸 작품집이다. 2010년 아내를 갑작스럽게 떠나보낸 뒤 16년을 홀로 살아온 시인은 매일의 생활 속에서 아내를 기억하고 말을 건네며 삶을 이어간다.

시집은 제1부 ‘아내 이야기’, 제2부 ‘홀아비의 노래’, 제3부 ‘손녀 이야기’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아내와 함께했던 기억과 사별 이후의 그리움이 꽃과 나무, 계절의 변화에 담겼다.

2부에서는 혼자 밥을 먹고, 농사를 짓고, 꽃을 가꾸고, 글을 쓰며 살아가는 홀로 된 일상이 펼쳐진다. 3부에서는 손녀와의 영상통화와 편지, 운동회와 졸업식 등 소소한 교감의 순간을 통해 남은 삶의 새로운 사랑과 기쁨을 노래한다.

이 시인은 1945년 울산 출생으로 동아대학교 법경대 법학과와 인제대학교 보건대학원 환경관리학과를 졸업했다. 울산광역시 초대 보건환경연구원장을 지냈으며, 2023년 『문예운동』으로 등단했다. 산문집 『울산 환경을 생각하며』, 수필집 『빈자리』, 『1478』, 『꽃이 피니 눈물이 난다』, 『십 년의 세월』 등을 펴냈다.

이선옥
이선옥
마음의 고향, 나의 토포필리아(좋은땅)
마음의 고향, 나의 토포필리아(좋은땅)
◆ 이선옥 작가 수필집 『마음의 고향, 나의 토포필리아』

14년 만의 신작…장소와 기억, 자연과 사람의 관계 담아

이선옥 작가의 두 번째 수필집 『마음의 고향, 나의 토포필리아』가 출간됐다. 2012년 첫 수필집 『가벼운 걸음으로 산책 떠나기』 이후 14년 만이다.

이번 수필집은 ‘내가 사랑하는 장소’를 뜻하는 토포필리아를 창작의 중심에 두고, 고향과 자연, 가족과 일상에 깃든 기억을 풀어낸다. 스무 살까지 농촌에서 부모의 농사일을 거들며 살아온 시간을 자신의 삶에서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시절로 돌아본다.

책은 제1부 ‘엄마의 골무’, 제2부 ‘갈대 속에 핀 들꽃처럼’, 제3부 ‘누워서도 피는 꽃’, 제4부 ‘생놀이’, 제5부 ‘법화경, 연밭에서 읽다’ 등 5부로 구성됐으며 모두 51편의 수필이 실렸다.

「엄마의 골무」와 「붓으로 전해진 사랑」에서는 어머니가 남긴 물건을 통해 모정과 대물림된 사랑을 되새기고, 「추억의 맛, 고래고기」에서는 음식에 스며든 아버지와 어린 시절 울산의 기억을 떠올린다. 「나의 토포필리아」, 「공존」, 「법화경, 연밭에서 읽다」 등에서는 자연과 장소에 대한 애정이 생명과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확장된다.

이 작가는 울산 출생으로 울산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했다. 2017년 『현대수필』로 수필 등단, 2025년 『심상』으로 시 등단했다. 울산문인협회, 울산불교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이기도 하다.

조명수
조명수
붉음을 만지는 일(시산맥)
붉음을 만지는 일(시산맥)
◆ 조명수 시인 첫 시집 『붉음을 만지는 일』

노동과 사랑, 상처와 기억을 ‘온도의 언어’로

조명수 시인의 첫 시집 『붉음을 만지는 일』이 시산맥 제51차 기획시선 시집으로 출간됐다.

시집은 제1부 ‘불을 건너 별이 되다’, 제2부 ‘꿈이 이루어진 날’, 제3부 ‘붉음을 만지는 일’, 제4부 ‘먼저 와 있던 온기’로 구성됐으며, 모두 69편의 시와 박장희 시인의 해설이 실렸다.

이번 시집에서 ‘붉음’은 단순한 꽃의 빛깔에 머물지 않는다. 고단한 노동과 사랑, 상처와 기억, 시련 속에서도 식지 않은 생의 온도를 상징한다. 어린 시절의 가난, 부모에 대한 그리움, 치열했던 노동의 시간, 자연과 사람을 향한 애정이 한 사람의 삶을 이루는 서사로 엮인다.

조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내 삶을 지켜준 아내가 몇 년째 병원에 있다”며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은 곁에서 손잡아 주는 것뿐”이라고 고백한다. 해설을 쓴 박장희 시인은 “조명수 시인의 시는 한 시대의 가난과 노동, 사랑을 온몸으로 살아낸 생애의 결실”이라며 “삶을 견딘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절제와 따뜻한 품격이 흐른다”고 평했다.

조 시인은 청송 출생으로 울산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2023년 『문학세계』 시 부문 신인상, 2025년 『문학세계』 수필 신인상을 받았으며, 문학세계 문인회, 울산문인협회, 울산시인협회, 울산불교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원주
정원주
우물일기(볼륨)
우물일기(볼륨)
◆ 정원주 시인 첫 시집 『우물일기』

아버지의 삶과 평범한 일상에서 길어 올린 시편

정원주 시인의 첫 시집 『우물일기』가 출간됐다.

이번 시집에는 「종소리」, 「떼를 쓰다」, 「숙제」, 「작업복을 벗고 보니」, 「나와 제비와」, 「우물일기」 연작, 「태화강의 석양」 등 삶의 기억과 일상을 담은 시편들이 실렸다.

시집의 중심을 이루는 「우물일기」 연작은 시인의 개인적 기록을 넘어, 고단한 시대를 건너온 아버지의 삶을 되짚는다. 아버지의 섬에서 끌어올린 그물과 우물의 이미지는 삶의 기억을 담아내는 상징으로 확장된다.

정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계절이 가고 계절이 오듯 내 안의 문장들도 천천히 흐르고 모여 하나의 집을 이루었다”며 “첫 번째 집을 짓고 문을 열어 두는 마음은 설렘보다는 두려움에 더 가깝다”고 밝혔다.

권상연 시인·수필가는 “「우물일기」는 시인 자신만의 기록을 넘어 고단한 시대를 건너온 아버지의 모습을 진솔하게 보여주는 한 편의 서사시”라고 평했다.

정 시인은 전남 장흥 출생으로 2019년 『울산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2021년 가족사랑 대회 대상을 받았으며, 울산문인협회, 울산중구문학회, 수평선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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