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4개 항만공사를 하나로 통합한다는 방침 때문에 울산항이 큰 위기에 처했다.
첫째는 원유·나프타·석유화학 제품을 주로 취급하는 울산항의 특성에 맞는 항만 운영이 어려워지고, 두 번째는 부두와 배후시설의 확충이 늦어지면 배후 산업의 생산·물류에 큰 차질이 생긴다는 점이다.
특히 울산의 숙원사업인 남신항 에너지허브 2단계 등 미래 항만 인프라 투자를 위해 울산항만공사가 그동안 어렵게 비축해온 1321억원에 달하는 적립금도 본래의 목적에 쓰지 못하게 되고 통합공사가 다른 목적으로 전용할 우려가 커서 남신항 에너지 허브화도 어렵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항만공사의 통합은 정부의 방침이기에 울산이 반대하더라도 막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러면 최소한 울산의 산업발전에 꼭 필요한 남신항 에너지 허브화라도 성사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를 위한 대안으로 남신항 일대를 경제자유구역으로 확대지정 신청하여 개발을 추진하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남신항 일대가 울산경제자유구역으로 편입되면 단순한 항만 구역일 때보다 훨씬 파격적인 개발에 대한 규제 완화, 행정절차 간소화와 투자유치 인센티브 체계가 적용되어 개발과 외국인 투자유치 추진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
경제자유구역 지정의 승인을 받는 데 있어서 핵심 기준 중 하나는 ‘실제 투자할 기업이 있는가’인데, 이를 위해서 최소한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의향서(Letter of Intent) 같은 가시적인 투자 수요를 보여주는 자료를 경제자유구역 지정신청서에 첨부한다면 경제자유구역 확대신청에 큰 도움이 된다.
마침 울산시가 11월 초에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울산을 동북아 에너지 허브로 키우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사우디 아람코의 추가 투자를 권유하고, 협력 분야도 석유화학에서 에너지 저장·물류와 수소·저탄소 에너지산업까지 넓히겠다는 계획이라고 하니 이것을 남신항의 경제자유구역지정과 연결하여 추진하면 울산 남신항 에너지허브 2단계 개발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사우디 아람코 같은 외국인투자자를 유치할 때에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 입주 기업의 부지 매입비용이나 시설투자 시 임대료 감면, 기반시설 설치비 지원 등의 혜택을 추가로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유치에 훨씬 도움이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경제자유구역 지정의 가장 큰 효과는 기반시설에 대한 우선지원제도이다.
경제자유구역법 제18조에 따르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경제자유구역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도로, 용수 등 기반시설을 설치하는 데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우선적으로 지원하여야 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것은 보통의 법에서는 “지원할 수 있다” 라고 규정하는 데 비하여, “우선적으로 지원하여야 한다” 규정함으로써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바로 경제자유구역의 가장 큰 특혜이다.
울산시와 울산항만공사를 공동 개발사업 시행자로 신청하여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받게 되면, 앞으로 울산항만공사가 통합되더라도 통합항만공사가 그 사업과 개발사업 시행자의 지위를 법적으로 승계 받으므로 울산 남신항 에너지허브 2단계 사업은 계속적으로 국비지원을 받아 지속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하부시설 7000억~8000억 원, 호안 약 1000억 원 등 하부 기반시설 공사비만 9000억 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사업비 조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같이 남신항 일대를 경제자유구역으로 확대 지정 신청하여 개발하는 방안은 항만공사 통합이 완료되기 이전에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받아야 통합항만공사에서도 사업추진이 지속가능하기 때문에 시간이 얼마 없으므로 추진을 매우 서둘러야 할 것이다.
김형걸 국제법률경영대학원대학교 부교수·전 울산경제일자리진흥원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