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영남알프스 등 울산 근교 산악지대가 가을옷을 갈아입고 있다. 은빛 억새와 단풍을 즐기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산을 찾는 인파가 급증하는 이맘때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소식이 바로 산악사고다. 최근 발표된 통계는 가을철 산행의 이면에 도사린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주며, 산악사고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님을 경고하고 있다.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울산 지역에서 발생한 산악사고 119 출동 건수는 총 2,029건에 달한다. 특히 전체 사고의 34.4%인 697건이 9월에서 11월 사이 가을철에 집중되었다. 주말과 휴일에 절반(49.6%) 가까운 사고가 발생했으며, 시간대별로는 하산 시점인 오후 3시와 6시 무렵에 사고가 잦았다. 지난해 통계를 보면 길을 잃는 일반 조난(37.5%)과 실족 및 추락(37.2%)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철저한 사전 준비와 주의가 있었다면 상당수 예방할 수 있었던 사고임을 시사한다. 신불산, 간월산, 가지산 등 영남알프스 일대에서 발생한 사고가 전체의 60.2%를 차지한다는 점도 각별한 주의를 요구하는 대목이다.
가을철 산악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등산객 스스로의 철저한 안전 의식이 절실하다. ‘나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나 자신의 체력을 과신하는 태도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가을 산은 평지에 비해 해가 빨리 지고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체온 유지와 체력 안배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자신의 체력에 맞는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하고, 기본 등산 장비와 비상식량을 철저히 갖추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만약 사고가 발생하거나 길을 잃었을 경우에는 즉시 주변의 국가지점번호나 산악 위치 표지판을 확인해 119에 정확한 위치를 알려야 한다.
소방 당국과 지자체의 촘촘하고 빈틈없는 안전 관리 역시 지속해서 강화되어야 한다. 울산소방본부가 가을철 주요 등산로에 산악안전지킴이를 운영하고, 빅데이터, 소방드론, 헬기를 활용한 입체적인 구조 체계를 가동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조치다. 그러나 신속한 사고 대응만큼 중요한 것이 선제적인 예방이다. 현재 주요 산에 설치된 201개의 산악 위치 표지판과 74개의 간이 구조 구급함이 유사시 제 기능을 완벽히 다할 수 있도록 꼼꼼한 유지 보수와 추가 확충이 필요하다. 아울러 사고 다발 구역에 대한 의용소방대의 예방 순찰과 등산객 대상의 현장 안전 지도에도 사각지대가 없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