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울산 노동·산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하청노조)는 지난 4일 오후 5시 30분께 울산조선소에서 첫 단체교섭 상견례를 열었다.
이에 따라 노사는 매주 목요일 정기적으로 본교섭을 열기로 했다. 첫 본교섭은 오는 12일 예정됐다.
이번 상견례는 지난 2006년 하청노조가 원청에 단체교섭을 처음 요구한 이후 약 20년 만에 성사됐다.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 이후 8개월 만에 울산에서 원청과 하청노조가 실제 교섭 절차에 들어간 첫 사례이기도 하다.
앞서 회사는 교섭 의제와 기본 원칙에 대한 사전 합의를 요구한 반면, 노조는 일단 교섭을 시작한 뒤 의제를 조율하자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했다. 관련해 회사는 지난 3월 13일 하청노조 교섭요구 사실 공고를, 같은 달 21일 확정공고를 냈었다.
교섭이 장기간 답보 상태에 놓이자 울산지방노동위원회가 중재에 나섰다.
울산지노위는 양측에 휴가비·귀향비, 장학제도,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참여, 유해위험작업, 폭염 대책, 안전보호구 지급 등 6개 의제를 우선 교섭하도록 지난달 29일 권고했다. 나머지 의제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양측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교섭의 물꼬가 트였다. 하청노조는 우선 논의하기로 한 6개 의제를 포함한 총 36개 요구안을 회사에 요구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노동조합 활동 보장 △원·하청 동일 성과급 지급 △임금 30% 인상 △8시간 1공수 인정 등 ‘임금’과 ‘고용안정’에 직결되는 요구도 담겼다.
다만 하청노조가 요구한 나머지 사항에 대해 회사는 향후 별도 협의 절차를 거쳐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역 한 산업계 관계자는 “이번 원·하청 교섭이 개별 사업장의 문제를 넘어 지역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며 “임금과 근로조건 등 교섭 의제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원청이 어느 수준까지 책임져야 할지를 두고 기업들의 고민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자동차와 하청 근로자 간 교섭은 답보상태다. 지난 6월 울산지노위가 구내식당·경비·미화·생산 등 일부 하청 업무에 대한 현대차의 사용자성을 인정했지만, 회사 측이 법적 절차를 검토하면서 노사 간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