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는 엄청난 번식력 때문에 생명과 풍요의 상징이 되고 있다. 토끼는 한 해에 4〜12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새끼들은 금방 자라 6〜7개월 후면 새끼를 잉태할 수 있다. 임신기간 30일이 지나면 다음 세대가 태어난다. 이처럼 번식속도가 빨라 이론상 한 쌍의 토끼는 1년에 최대 800마리의 집단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 따라서 고기나 가죽을 얻으려면 토끼는 아주 유익한 가축이다.

백토지세(白兎之歲)의 해. 주역에서는 2011년 신묘(辛卯)년을 일컬어 흰 토끼의 쇠(金)기운과 나무(木)기운이 서로 충돌하는 모양새로 이빨을 딱딱 부딪히는 형국이다. 정치·경제 등 여러부문에서 충돌과 긴장, 변화가 번갈아 나타날 것이라고 한다. 또 땅에 묻혀있던 돈이 지지(地支)인 묘(卯)를 쳐서 현찰이 많이 돌면서 부동산 가격이 오를 확률도 높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토끼해였던 1987년과 1999년은 집값이 토끼가 뛰듯 올랐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1987년에는 저금리·저유가·저환율 등 3저(低)효과와 대통령 선거가 겹치면서 부동산 시장은 그해 들어 최대 호황을 누렸다. 1999년에도 외환위기로 급락했던 부동산 시장이 각종 규제완화와 금리 하향 안정화, 경기회복 기대심리로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25%나 폭락했던 전세금은 그해 30%나 뛰었고 전국 집값 상승률은 3.4%였다.

최근 토끼처럼 뛰는 물가 때문에 비상이다. 지금의 물가불안은 지난해부터 충분히 예견된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시중에는 돈이 많이 풀렸고 수출 촉진을 위한 고환율 정책으로 수입 물가가 크게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 원자재값 상승이 본격화 되면서 공산품값이 오르고 중국발 인플레이션까지 가세했다.

경제성장을 하게 되면 기업이나 개인의 소득과 소비가 자연스럽게 늘면서 물가도 올라간다. 올해 정부 목표대로 5% 성장과 3% 이내 물가를 달성하려면 상당한 무리가 따를 수 있다. 공공요금이나 대학 등록금, 농수산물 등의 가격 상승을 공권력으로 억누르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모두 놓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아무리 물가가 뛴다 해도 시민들의 수입이 계속 늘 수만 있다면 살림에 큰 주름이 가지 않는다. 시민소득을 올릴 도리가 없다면 물가라도 누르는게 상책이다. 물가 상승과 소득 상승 역시 두마리 토끼같아 한꺼번에 이뤄지긴 쉽지 않으니 문제다. 김병길 주필·편집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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