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 ‘당황하다’랑 ‘황당하다’의 차이가 뭔지 알아?” 아마도 작년 이맘때였다. 지인의 갑작스런 질문에 나는 그저 이론적인 답변을 했다. 예상했다는 듯 지인은 웃으며 말했다. “당황하다는 정차 중인 트럭 뒤에서 몰래 볼일보고 있는데 갑자기 트럭이 시동 걸고 가버리는 거고, 황당하다는 트럭이 갑자기 후진하는 거야.”
지난 12일 오후 7시 문수축구장에서 울산현대와 제주 유나이티드전이 열렸다.
전반전 시작 1분 만에 선제골은 넣은 제주덕에 울산은 정신을 차리고 공격에 박차를 가했고 그 결과 울산은 동점골을 넣은 전반에 이어 후반전 7분만에 역전골을 터트렸다.
그리고 경기 종료시간이 다 되도록 양쪽의 골문은 열리지 않은체 울산의 승리가 확정된듯 했다. 하지만 추가 3분이 주어졌고 제주 송진형이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말 그대로 ‘황당한’ 상황에 할 말을 잃었다.
울산과 제주는 지난 4월 0 대 0 무승부에 이어, 이번에도 2 대 2 무승부로 끝났다.
당황과 황당의 차이, 지인이 정확한 표현을 한 셈이다. 당황하다는 그나마 갑자기 일어난 사건을 수습할 여유가 있는 것이고, 황당하다는 갑자기 일어난 사건을 수습할 여유가 없는 것이다.
앞으로도 울산현대가 당황하고 황당해 할 경기가 더 남아 있을 지 모른다.
그때마다 방심하지 않고 지금까지처럼 최선을 다하는 모습,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