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종철 아버지 박정기役
절절한 부성애 연기 관객 울려
“울산은 30년 연극인생 시작점
추억·애증 서린 ‘제2의 고향’”

 

영화 ‘1987’서 고 박종철 아버지 역을 열연해 관객들을 울린 배우 김종수.

 

“아부지는 할 말 없데이.”

짧지만 강한 존재감이었다.

울산에서 30여 년간 연극배우로 활동했던 배우 김종수(53) 씨가 최근 고(故)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 사건으로 시작해 1987년 6월 민주항쟁까지 이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 ‘1987’(감독 장준환)에서 박종철의 아버지 ‘박정기’로 분해 실감 있는 연기로 ‘미생’ 이후 또 한 번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아들의 유해를 화장한 후, 차갑게 얼어붙은 겨울 강물에 띄워 보내며 그동안 참아왔던 울음을 터트리며 “와 못가노? 잘 가그래이! 철아! 아부지는 아무 할 말이 없데이”라고 외치는 김종수의 부성애 연기로 영화 초반부터 눈물을 흘렸다는 관람평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 ‘1987’ 속 출연 장면. 제공=CJ엔터테인먼트

깊은 울림을 전한 연기에도 불구하고 정작 김종수 씨 본인은 이번 영화의 대본을 처음 받아들고 역할에 굉장한 부담을 느꼈다고 한다. 박종철 군 아버지가 현재 생존해 있는데다 영화 속 나이가 동년배인 것이 오히려 매우 신경 쓰였던 것. 바로 감독에게 달려가 다른 역을 요청했고 장준환 감독이 “열어놓고 생각하자”는 답변을 하는 바람에 자신감을 갖고 역할에 임할 수 있었다고.

1987년 당시 김종수 씨는 군 복무 중이었다. 그래서 ‘박종철’ 사건은 단순하게만 알고 있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당시 상황과 세세한 사건까지 일목요연하게 알게 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고 한다. 

부산에서 출생한 배우 김종수는 울산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극단 ‘고래’ 에 입단해 1985년 연극 ‘에쿠우스’에서 ‘앨런’을 연기하며 처음 연기에 발을 들였다. 이어 ‘관객모독’, ‘베니스의 상인’ 등 총 70여 편의 연극에서 활약했다.

울산에서 연극을 계속 해오며 1996년 경남연극에 최우수연기상, 2000년 울산연극제 우수연기상, 2002년 울산예술제 시장공로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고, 울산배우협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영화 ‘밀양’이 첫 스크린 입성작으로, ‘범죄와의 전쟁’, ‘스물’, ‘소수의견’, ‘검사외전’, ‘양치기들’, ‘터널’, ‘아수라’, ‘보안관’ 등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다수의 영화에 출연했다. 또 드라마 ‘미생’에서 김부련 부장 역으로 큰 존재감을 드러내며, ‘징비록’, ‘프로듀사’, ‘육룡이 나르샤’, ‘군주’, ‘아르곤’ 등에서도 연기 내공을 펼쳐 명품 중견 배우로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30년간 울산에서의 연극배우 활동에 대해 “연극을 처음 시작했고, 연기로 관객들을 만났던 추억과 애증이 있는 ‘제2의 고향’”이라고 밝혔다.

“영화‘1987년’은 감정을 소비하거나 시간을 보내기 위한 영화가 아닙니다. 시대가 바뀌었다고 많이들 말씀하시는데 지금의 한국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영화인만큼 많은 분들의 관람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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