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지자체 책무 명목 ‘공공’ 추진에
기존 건설사업 진행 민간업체 반발
현행법상 불가·시장 교란 이유 의뢰
오늘 민원 처리기한 유권해석 ‘촉각’
울산시가 공공 산업폐기물매립장 우선 신설을 매립대란 탈출구로 가닥잡자 민간 업체가 민·형사적 대응을 예고(본지 11월 14일자 1면 보도)하는 등 이른바 '황금알 낳는 거위' 산폐장 이권을 둘러싼 충돌이 확산할 전망이다.
민간 업체는 현행법상 산폐물 처리시설은 공공에서 운영할 수 없는 민간 영역인데도, 민선8기 출범 후 민간 산폐장 신설 행정절차는 '올스톱'한 채 공공 산폐장을 우선 추진하고 있다며 국민신문고에 유권해석을 의뢰하고 나섰다.
#"현행법상 ‘산폐물’ 민간영역 명시"
1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A사는 이달 초 국민신문고에 '국가 또는 지자체에서 모든 사업장폐기물을 공공으로 처리할 수 있나'라고 질의했다.
사업장폐기물 즉, 산폐물의 경우 법에 민간 처리 영역이라고 명시돼 있을 뿐더러, 만약 공공 산폐장이 가동되면 시장질서가 교란돼 민간업계의 반발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는 취지에서 국민신문고 유권해석을 물은거다.
현행 '폐기물관리법' 제18조에선 사업장폐기물은 △발생한 자가 스스로 처리 또는 △허가 받은 자에게 위탁처리(제18조) 하도록 하고 있다.
공공 처리대상 폐기물 범위는 '공공폐자원관리시설의 설치·운영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이하 공공폐자원법) 제2조에 명시돼 있는데 △방치폐기물 △부적정처리폐기물 △재난폐기물 등으로 한정됐다. 의료폐기물이나 천연방사성제품폐기물, 수은폐기물 처럼 국민 건강·재산상 피해 발생 우려가 크다고 환경부가 고시한 폐기물 역시 공공 처리대상이다.
반면 울산시는 '국가와 지자체의 책무'를 명시한 폐기물관리법 제4조를 들어 산폐물이 민간 영역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고 봤다.
해당 조항에 적시된 지자체장의 책무는 △관할 구역 폐기물 배출·처리상황을 파악해 적정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시설을 설치ㆍ운영하며 △이를 위해 기술적ㆍ재정적 지원을 하고 △관할 구역 폐기물 처리사업을 조정하는 역할이다. 그러니까 공공이 산폐장을 처리하면 안된다는 직접적인 언급은 어느 법에도 없지 않냐는 게 시 핀단이다.
이런 가운데 A업체가 국민신문고에 질의한 민원의 처리기한은 이달 15일까지여서 과연 어떤 유권해석이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민피해 큰 폐기물, 공공 처리대상"
A사는 산폐장 문제를 국민신문고까지 끌고 간 건 "울산시의 부당한 업무처리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업체는 민선7기 때인 2019년 지역에서 산폐장 신설을 가장 먼저 추진했고 온갖 우여곡절 끝에 올해 6월, 울산시를 거쳐 국토교통부에 '온산국가산단 개발계획 변경 산업입지정책심의'를 요청했다.
A사 사업계획을 보면 현재 토지이용계획상 '산업시설용지'로 지정된 울주군 당월리 온산국가산단 내 부지 4만7,744㎡를 '공공시설용지'로 변경, 이 곳에 매립용량 116만3,000t 규모의 산폐장을 신설하겠다는 내용이다. 이 계획이 순항하려면 국토부의 산업입지정책심의를 통과해야 가능하다. 이를 위해 울산시와 협의를 거친 뒤 지난 6월 초 마지막 관문 격인 국토부 승인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국토부는 같은달 말 울산시에 보낸 회신공문에서 "산폐장이 부족하면 기존 처리시설을 증설하든 타지역 폐기물 반입을 억제하든 해야지, 기껏 조성해놓은 산업용지를 주민동의 대책도 없이 함부로 헐어쓸 순 없다"며 '보완'하라고 통보했다. 당시 국토부가 요구한 보완 사항은 △온산국가산단 내 산폐물 추가확보 필요량의 산출근거 △복수업체의 산폐장 증설요청에 대한 종합적 검토 후 증설계획 수립 △주민민원 최소화 방안 △울산 외부 폐기물 반입 억제 대책 등이다. 그런데 며칠 뒤 민선8기 출범으로 정책결정 주체가 바뀌면서 행정절차 자체가 올스톱됐다.
이에 대해 울산시 관계자는 "업체측이 충분한 보완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A사는 "보완하라고 통보받은 내용의 대다수는 민간업체가 아닌 울산시가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울산연구원에 관련 내용을 의뢰했더니 '민간의 요청을 수행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반박하며 "국토부 보완에 대한 신속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민·형사적 대응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예고했다.
# 민간 산폐장 추진 4건 ‘올스톱’
현재 시 행정절차가 '올스톱'된 민간 산폐장 신설 계획은 A사를 포함해 총 4건이다.
<표참조>

모두 민선7기 때 추진됐는데 혐오시설이다보니 온산읍 주민단체의 반대가 극심하다. 사업 승인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주민 수용성 확보'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다. 송 전 시장은 민간 업체가 수용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전략으로 주민이 참여하는 '입지후보지 선정위원회' 제도를 도입하겠다며 <폐기물처리시설 입지후보지 공모선정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애초 시 계획대로라면 제7대 울산시의회 마지막 회기가 열린 지난 6월엔 조례 상정이 이뤄졌어야 했다. 하지만 당시 온산읍 주민단체가 "조례=폐기물악법"이라며 저지하고 나선데다, 곧바로 민선8기 체제로 전환되면서 지금은 '입지후보지 선정위원회' 도입 자체가 잠정보류된 상태다.
더욱이 김두겸 시장이 취임 전부터 "이권개입 의혹이 난무하다"며 전임 시장 임기 동안 추진돼 온 민간 산폐장 신설 계획의 재검토 의지를 분명히 밝히면서 현재 관련 행정절차는 '올스톱'됐다. 대신 제2온산국가산단 개발에 엎어 한국산업단지공단·울산도시공사·울산상의 등을 공동사업자로 하는 공공 산폐장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혜정 기자 jhj74@ius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