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의 대표 산악관광지인 '영남알프스' 9개 봉우리 완등 인증사업이 5년째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문복산이 9봉에서 제외됐다. 기념 메달을 받으려는 등산객들이 몰리면 산이 오히려 훼손될 것이라는 등산객들의 우려가 현실화한 것이다. 일부 문복산 인증을 끝낸 등산객들은 불만을 제기하며 울주군에 항의하고 나섰다.

# 인파 몰리면서 쓰레기 등 부작용 늘어

8일 울주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 6일자로 영남알프스 9봉 인증대상에서 문복산을 뺐다. 울주군은 문복산을 인증 대상에서 뺀 것에 대해 산불조심기간 전후 등산객 폭증이 반복되고 있고, 이로인해 등산객 안전이 우려돼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문복산은 해마다 산불조심기간인 11월 1일~5월 15일에 원칙적으로 입산을 할수 없다. 다만 가을(11월1일~12월15일)과 봄(2월1일~5월15일) 산불조심기간 사이인 연초에 입산이 가능하다.

영남알프스 9봉 인증 참여자들은 지난해부터 문복산의 입산통제기간을 피해 1월 문복산 인증부터 시작하는 바람이 불었다. 그 결과 등산객 쏠림이 심화됐고, 곳곳에서 불만이 쏟아직도 있다.

울주군은 올해 봄철 산불조심기간인 2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문복산 등산로 전 구간인 대현 3,4리가 폐쇄된다고 미리 공지, 등산객 분산을 유도했다. 하지만 결과는 등산객이 더 몰리는 현상이 벌어졌다.

울주군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4,855명이 문복산 인증에 참여했다. 새해 첫날인 1월 1일에만 2,434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8개 산 인증자 평균 인원이 1,112명과 비교하면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울주군 관계자는 "문복산 입산 통제기간을 피해 1월에 인증을 미리 끝내려는 등산객들이 집중됐다"고 밝혔다.

울주군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경북 청도군, 경주시와 지난해 협의에 나섰다. 문복산 관리 지자체인 청도군은 문복산에 큰 산불이 난 적이 있어서 입산통제를 확실히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절충안을 내놓은 것이 입산은 통제하되, 경주 대현 3리 능선 구간 75m는 개방하면 연중 상시 인증이 가능해서 등산객 분산 효과를 거둘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경주시가 이 제안에 대해 대현 3리 주민들의 생활권을 침해한다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 군, 8봉 인증시 ‘9봉 인증서’ 지급 방침

이 같은 상황은 2019년 영남알프스 9봉 인증사업이 입소문으로 퍼지며 예견됐었다.

2021년에는 은화를 준다는 소식까지 전국에 확산, 한해 3만 여명이 9봉을 완등하기에 이르렀다.

영남알프스에 대한 홍보효과는 확실히 거둔 셈이지만, 등산객이 많아지면서 쓰레기 처리, 생활권 침해, 안전사고 우려 등 각종 부작용도 늘고 있다. 울주군은 예산 부족으로 지난해부터 은화 대신 기념 은메달을 주고 있고, 안전 조치도 강화중이다.

더욱이 선착순 3만명에게만 기념메달이 지급되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를 받으려는 등산객들은 새해 첫날부터 일찌감치 9봉 인증에 나서는 모양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 7일 현재 9봉 등반을 완료한 사람이 수 백명에 달한다.

등산객들은 기념은화가 처음 제공될때부터 "산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 훼손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은화 제공으로 해마다 10~20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데 이를 산 곳곳에 편의시설을 설치하는데 쓰는게 맞다는 주장이다. 기념메달이 목적이 아닌 산이 좋아서 영남알프스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도록 유도하자는 것이다.

S등산 커뮤니티에서는 문복산 완등 구간 제외에 대해 "시작에 불과하다"며 "곧 여러 산에서 민원이 발생하고 산이 훼손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기념메달 사업을 중단하고 인증에 의미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이제서야 문복산 제외 조치를 한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며 '주민 소음, 주차난, 등산객 급증으로 인해 사고가 염려된다며 9봉이 8봉으로 바뀌는 것이 타당한가'라고 울주군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울주군은 이미 문복산 인증을 마친 참여자에게는 9봉 인증서를 지급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올해부터 문복산을 제외한 8봉만 인증해도 완등으로 간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울주군 관계자는 "그동안 인근 지자체와 머리를 맞대고, 민원 해소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으나 산불조심기간 등산로 폐쇄로 인한 등산객 집중 현상이 반복돼 고심 끝에 문복산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영남알프스 완등 인증사업은 △2019년 8~12월 2,489명 △2020년 1만653명 △2021년 3만3,477명 △2022년 3만2,088명이 완등했다.

강은정 기자 kej@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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