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도심 곳곳에서 재건축, 재개발이 이뤄지면서 빈집이 늘어나고 있다. 빈집이 오랜 기간 방치되면서 주변지역 전체가 슬럼지역으로 바뀔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공업탑 일대 대낮에도 ‘으스스’
9일 낮 남구 공업탑 일대. 가림막이 설치된 건물 주변으로 출입금지 띠가 둘러진 건물들이 즐비했고, 공업탑 대로변을 제외한 골목은 사람들의 발길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때 ‘공리단길’이라고 이름 붙여지며 음식점, 상점들이 많이 생겨나 활기 찼던 모습은 온데 간데 없었다.
재개발 인근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김미진(53)씨는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무섭다. 옛날에는 건물들이 환하게 불을 켜고 있어 밝았는데 작년부터 상점들이 하나 둘 나가면서 건물에 불이 완전히 꺼졌다"며 "집에 갈 때 가로등이 있는 밝은 곳을 찾아 돌아간다. 골목에 가로등을 더 설치 해주거나 밝기를 더 높여주면 좋겠다"고 했다.
철거·착공을 앞둔 남구 신정동 일대 울산 박물관 맞은편의 B-08 구역은 조합원과 현금청산자들 마찰이 장기화 되면서 사업 추진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이런 탓에 빈주택가 골목은 낮에도 으스스한 기분이 들었다.
빛이 들지 않아 어두컴컴한 빈 건물 주차장은 담배꽁초가 한가득 있었다. 어른들의 눈을 피해 담배를 피려는 청소년들이 숨어있기 좋은 곳이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지역에서 현재 진행 중인 주택재개발 사업은 13곳, 주택재건축 사업은 3곳이다.
# 중·남구 1곳씩 착공…나머지 공사·추진
재개발의 경우 중구 4곳, 남구 7곳, 동구 1곳 북구 1곳, 울주군 0곳이다. 재건축은 남구 2곳, 동구 1곳 있었고 나머지 중구, 북구, 울주군은 한 곳도 없다.
이 사업 추진 구역 중 중구 1곳과 남구 1곳에서 착공을 진행했고, 나머지 구역은 공사중이거나 사업 추진 중이다.
이들 사업부지는 대다수 오래된 건물이거나 주변 환경이 낙후된 곳이 대다수다. 이 곳을 새로 정비해서 아파트를 짓는 등 주거지를 마련하고, 도로 개선을 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사업 추진이 원활하지 않은 곳을 중심으로 철거된 빈집이 방치되면서 '슬럼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빈집은 주민 안전, 건강, 위생에 문제를 일으킨다. 인근 지역의 주택 가치를 떨어뜨리는 사회적 비효율성이 나타나기도 한다. 빈집 1곳이 주변지역까지 번져 전체가 슬럼지역으로 바뀔 수 있다.
이렇게되면 빈집에서 발생하는 범죄, 화재, 붕괴 우려 등은 주민 안전에 영향을 끼친다. 빈집이라는 이유로 쓰레기가 쌓이고, 벌레가 들끓기도 한다. 청소년들의 우범 장소로 또는 범죄의 현장으로 이용된다.
# 경찰 "특정지 순찰 안해…신고시 계도"
시민들은 도심 곳곳의 슬럼화 현상에 대해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안전관리는 조합, 또는 사업 추진자의 몫이어서 제대로 된 안전장치 설치 등이 미흡한 실정이다. 또한 경찰 역시 순찰에 대해 "신고가 들어와야 출동한다"라고 밝히고 있어 안전 사각지대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재건축, 재개발 대상지 인근의 주민들은 불안을 호소하며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순찰팀이 모든 구역을 순찰하고 있고, 특정 지역을 지정해서 다니진 않는다"라며 "안전에 위협을 받거나 청소년들의 비행을 목격할 경우 경찰서로 신고하면 지구대가 출동해 계도한다"라고 말했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