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아치는 2000년대 초반 웹 기반의 작업을 시작으로 미디어의 가능성과 그 이면의 사회, 문화, 정치적인 영향력을 비판적으로 탐구해 온 한국의 대표적인 미디어 아티스트이다.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자율주행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라이다(LiDAR)로 제작된 흑백의 디스토피아적인 도시의 풍경으로 시작한다. 정적이던 화면은 빠른 속도로 시점을 바꿔가며 다양한 시점에서 바라보는 도시의 풍경을 보여주는데, 화면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점들이 하나의 시점(視點)이 될 수 있다. 무수히 많은 점들이 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은 흡사 신의 눈(Vision)이라 할 수 있겠다. 양아치 작가가 구축한 세계에서 우리는 대상을 보고 있는 주체인지 아니면 알 수 없는 주체에 의해 보이는 대상인 것인지 알 수 없다.

작품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빅 브라더 혹은 오웰의 1984년이 현실이 된 듯한

중국의 천망 시스템을 떠오르게 한다. 넓디넓고, 성기어 놓치는 것이 없다는 하늘의 그물처럼 5G와 IOT 기술을 통해 무수한 사물들이 연결된 시대, 우리도 그물처럼 계속해서 어딘가에 연결하고 있고 우리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연결을 당하고 있기도 하다.

2020년 동명의 개인전에서 진행한 아티스트 토크에서 작가는 2017년 KT 지사 화재를 언급하며 기술에 의한 연결이 끊어졌을 때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드러난다고 언급하였다. 그 당시 우리는 연결의 끊어짐에 어떻게 반응했는지 상기해 보자. 아마 대부분 참을 수 없는 불편감을 느꼈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수많은 플랫폼과 SNS를 오가며 분열증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언젠가 영화 트루먼 쇼의 주인공처럼 어떤 세상에서 살아갈지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올까? 아니 선택할 수 있는 순간이라도 있으면 다행인 걸까? 펜데믹을 경험하고 기계가 인간을 대체해 가는 상황에서 작가는 인간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손에 대한 이야기를 드리고 싶어요. 그동안 우리의 손은 노동하는 손이었는데 이제 기도하는 손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이제는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말처럼 우리 인간이 돌아가야 하는 자리는 기도하는 자리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기계와 공생하는 시대에서 살아가야 하는 인간이 기도해야 하는 신은 어떤 신이어야 하는 것일까? 홍진성(울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라이다(LiDAR) : 자동차 자율주행의 핵심 센서 중 하나로 주변 환경에 레이저를 투사해 획득한 반사 값으로 주변을 정밀하게 파악해 주는 장치이다.

천망 : 증국의 범죄자 추적 시스템으로 구축되기 시작했으며, 수천만 대에 달하는 안면인식 카메라가 사람이나 차량을 포착하면 인적 사항과 차량 정보를 곧바로 알아낼 수 있다.

 

양아치(Yangachi), ,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2020
양아치(Yangachi), <갤럭시 익스프레스>,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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