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쉘과 헥시콘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헥시콘이 쉘이 보유한 1.25GW 규모의 문무바람 지분 80% 전량을 인수하기로 한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헥시콘은 문무바람 프로젝트 지분 80%를 합작한 쉘의 파트너사로 기존에도 문무바람 지분 20%를 소유하고 있었으며, 이번에 영국계 신재생에너지 투자사인 글렌몬트파트너스의 지원을 받아 지분 인수한다. 마커스 토르(Marcus Thor) 헥시콘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은 부유식 해상풍력 개발을 위한 좋은 조건을 갖춘 선도적인 시장으로 계속해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쉘의 지분 거래를 통해 헥시콘은 한국에서 부유식 해상풍력의 선도적인 글로벌 개발업체로서의 입지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현재 업계에선 헥시콘이 쉘에 지분 인수의 대가로 우선 500만 달러(약 66억 5000만 원)를 지불하고 3년에 걸쳐 5,000만 달러를 추가로 지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쉘과 헥시콘 관계자는 이 부분과 관련해선 "매각 합의가 이뤄진 것 외엔 확인해줄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문무바람' 울산 해안에서 약 65km떨어진 배타적 경제수역(EEZ) 수심 120~150m 해상에 원자력발전소 1기와 맞먹는 1.26GW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애초 이 프로젝트는 헥시콘이 초기 개발하고 추후 쉘이 참여해 지분을 20%와 80%로 각각 나눴으나 이번 합의를 통해 지분 100%가 초기 개발자인 헥시콘 측에 결국 돌아가게 됐다.
앞서 쉘은 매각설이 처음 불거진 작년 9월이후 줄곧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코리오제너레이션, 에퀴노르, CIP 등 타 컨소시엄은 물론 유럽 최대 에너지기업인 독일 RWE에도 지분 매각을 협의했으나 모두 불발됐다.
석유화학 분야가 주산업인 쉘은 작년 초 와엘 사완 신임 CEO가 취임한 이후 해상풍력 투자를 축소하는 대신 기존 석유생산을 재개하는 내용의 새 사업 포트폴리오를 내놓은 여파가 문무바람 지분매각으로 이어졌다. 실제 쉘은 정권교체 이후 우리 정부의 에너지정책 기조가 바뀐데다 각종 인·허가마저 어민단체 반대에 발목이 잡혀 진척되지 않자 사업 지속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문제 삼아 문무바람 프로젝트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으며, 다른 글로벌 기업들 역시 같은 이유로 지분 인수를 고려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울산 EEZ에 6.2GW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개발을 추진 중인 민간 사업자들은 2022년 12월 전후로 울산지방해양수산청에 본단지 건설을 위한 해저지형지반조사 인·허가를 잇따라 신청했지만 '일부 이해관계자의 반대'를 이유로 반려됐다. 또 본단지 공유수면 점·사용허가를 받으려면 국방부의 군작전성평가(전파영향평가)도 받아야 하는데, 제도가 모호한데다 지자체 협조도 미온적이라 협의 창구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는 세계 최대인 원자력발전소 6기 규모(6.2GW)로 추진되며 총 사업비로 대략 40조원이 투입된다. 지금까지 프로젝트 별로 적게는 300~400여억원에서 많게는 700~800여억원 가량 사업비가 집행됐다. 1년 째 표류 중인 '해저지형지반조사 공유수면 점·사용허가'와 '군작전성 검토' 인·허가가 이뤄져야 추가 투자가 발생하는데 어민단체 반대(주민 수용성)에 발목이 잡힌 채 좀체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조혜정 기자 jhj74@ius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