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혹시 울산탈출 방송 봤습니까?"

 요즘 필자가 안부 인사처럼 건네는 말이다. 얼마 전 KBS에서 방영한 시사 프로그램 주제였던 ‘울산탈출’은 전국적인 큰 반향을 일으켰고, 필자 또한 직원들과 방송을 돌려보고 곱씹어보며 인구감소와 지방소멸과 마주한 우리의 대응 방안에 대해 수없이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민선 8기 남구가 반환점을 돌고 후반기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고 있는 지금, 구민 여러분과 함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귀중한 결실을 이뤄냈고 대내외적으로 인정도 받았다. 함께해주신 구민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응원의 말씀부터 드려야 했는데 사실 이처럼 무거운 주제를 입 밖으로 낸다는 게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우리가 마주한 상황이 급박하기에 민선 8기 남구의 후반기는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대응, 특히 청년인구 유출 방지에 남구의 명운을 걸고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자 한다.

 최근 사회는 울산에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라는 서적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그동안 울산은 산업수도, 부자도시와 같은 수식어가 당연한 듯 따라붙었다. 하지만 지금은 조선업이 살아나고 자동차산업이 세계 3위에 올라도 인구가 감소하고 청년을 잃어버린 도시가 돼가고 있다.

 이는 울산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좋은 대학 나오지 않아도 땀 흘려 일하면 울산서 잘 먹고 잘산다는 것은 지방의 성공 신화였고, 부모 세대의 자랑이었다. 성공한 지방도시 모델인 울산이 무너지면 더 이상 지방에 희망을 찾을 수 없다. 울산이 지방의 마지막 보루인 것이다.

 물론 인구위기는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월드컵 4강 신화에 열광했던 2002년, 인구학자들은 대한민국의 인구위기를 경고했다. 그러나 인구감소로 대한민국의 존립을 걱정하게 될 줄은 미처 예측하지 못했다. 늦었지만 정부에서는 인구전략기획부를 신설하고 지방소멸을 막아내고자 한다. 지방정부도 그 역할을 맡아야 한다. 울산 역시 산업수도라는 영광에 안주하며 내다보지 못했음을 반성하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행정과 기업, 교육계, 그리고 110만 울산시민 모두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야 한다.

 그래서 남구는 ‘인구의 날’을 맞이해 ‘ON 인구, IN 남구' 행사를 개최했다. ‘울산 디스토피아’의 저자 양승훈 교수의 강연에 이어 토론의 장을 열고 의견도 나눴다.

 지금 울산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청년인구 감소와 그중에서도 여성이 울산을 떠나는 것이다. 청년들이 울산을 떠나는 시기는 크게 2차로 진행된다. 먼저 대학 진학을 위해 떠나고, 졸업 후 일자리를 찾아 떠난다. 울산에 먹고 살 방법이 없어 떠나는 것이다. 그들조차도 일자리만 있었으면 떠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 울산에는 산업수도의 인프라와 노하우가 있다. 기존의 제조업은 고도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며 산업구조 다각화로 3·4차 산업을 육성해서 울산을 떠나는 여성과 대졸자들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행정과 정치가 기업을 육성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기업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꼬인 문제를 풀어내 성장을 돕는 게 행정과 정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제조업을 떠받치는 뿌리기업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과 자금조달과 청년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 청년 맞춤형 정책과 노사갈등, 정규직-비정규직 갈등을 중재하며 사회통합을 나서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이를 위해 행정에 필요한 게 무엇보다도 예산이다. 울산구청장군수협의회장인 필자는 전국 지자체장들과 힘을 합쳐 현재 19.24%로 고정된 지방교부세율의 상향을 통한 추가 예산 확보를 목표로 정부와 국회 건의에도 나설 예정이다.

  지금의 대책이 당장 인구감소를 극적으로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고 미래를 준비한다면 울산탈출은 멈출 것이고 울산은 청년이 돌아오는 도시로, 지방소멸의 해답을 찾은 도시로 기록될 것이다.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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