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축제라고 하면 으레 유명한 가수가 오고 화려한 조명이 번쩍이는 거대한 무대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남구 도심 한가운데, 조금은 다른 모양새로 사람들의 발길을 잡아끌 준비를 하는 축제가 있다. 바로 5월 9일,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여천천 마을축제'다.
솔직히 ‘여천천 마을축제’는 수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대규모 행사는 아니다. 화려함도, 웅장함도 덜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곳에는 거대한 무대가 채울 수 없는 특별함이 있다. 바로 이웃 간의 끈끈한 '정(情)'과, 오래전 우리가 잊고 지내던 '동네잔치'의 향기다.
행사장인 여천천 희망고래선 아래에는 우리가 잊고 지내던 정겨운 동네잔치의 풍경이 고스란히 재현될 예정이다. 무대 위에는 텔레비전에 나오는 연예인 대신, 통기타 하나를 메고 소박하지만 따뜻한 선율을 들려줄 통기타 가수가 오른다.
맑고 순수한 목소리로 노래할 어린이 합창단의 무대는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맑게 해 줄 것이며, '우리 동네 명물 스타' 무대에서는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실력을 갈고닦은 이웃들의 신나는 댄스와 열정적인 난타 공연 등이 펼쳐져 객석을 들썩이게 할 준비를 하고 있다.
무대 아래의 풍경도 무척이나 정겨울 것이다. 아이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종이배를 접어 맑은 물길 위에 띄워 보내고, 도화지 위에 여천천의 자연을 그리며 웃음꽃을 피운다.
아이들부터 동네 마을 어르신까지 세대를 뛰어넘어 한자리에서 손뼉을 치고 환호하는 모습은 그 어떤 값비싼 대형 공연보다 깊은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작은 물길에 담은 마을 이야기'로 참으로 어울리는 이름이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잘 모르는 지금의 사회에서 이 작고 소박한 축제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하나로 묶어주는 든든한 끈이 돼줄 것이다.
예산이 적어 오히려 주민들이 더 가까이서 부대끼고, 억지스러운 치장 없이 진짜 축제다운 축제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그래서 필자는 이 작지만, 따뜻한 여천천 마을축제가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화려한 외형만을 좇기보다는, 지금처럼 동네 주민들이 슬리퍼를 끌고 나와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정다운 마을 잔치로 그 명맥을 굳건히 이어갔으면 한다.
물길이 끊이지 않고 흘러야 맑은 하천이 유지되듯, 이웃과 소통하는 마을 잔치 역시 쉼 없이 이어져야 우리 동네의 따뜻한 공동체 문화가 살아 숨 쉴 수 있다.
5월 9일,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의 손을 잡고 정(情)이 흐르는 여천천 마을축제로 나들이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모쪼록 많은 주민분들이 부담 없이 놀러 오셔서, 이웃과 함께 활짝 웃고 즐기는 행복한 시간을 보내셨으면 좋겠다.
아울러 이러한 정겨운 마을 행사가 여천천을 넘어 여러 동네로 널리 퍼져나가, 동네마다 고유의 이야기와 색깔을 담은 특색 있는 마을 잔치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황호 남구 문화예술주무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