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몽의 연속이다. 울주군 온양 산불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언양읍 화장산 일대에서도 산불이 발생 걷잡을 수 없이 피해를 키우고 있다.
25일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송대리에서 발생한 산불은 건조한 대기와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두서 방향으로 확산하고 있다. 산림 당국은 이날 오후 5시 20분을 기해 산불 2단계를 발령했다.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울주군 온양읍 산불도 주불 진화를 하지 못한채 새벽 한때 98%까지 올랐던 진화율이 거센 바람 등으로 다시 재확산돼 진화율이 뒷걸음질한 상태다.

#언양 산불 아파트 단지 근접
오전 11시 54분께 울주군 언양읍 화장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당시 4㎧가량의 남서풍을 따라 2㎞ 넘게 번져 나갔다.
언양 산불은 민가와 가까운 곳에서 발생한 데다 바람을 타고 마을이나 아파트 단지 쪽으로 번지면서 인근 지역은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대피령이 내려진 지역은 언양읍 송대리·동부리·신화리, 복지시설인 울산양육원과 자립생활관, 상북면 지내리·향산리 등이다. 오후 7시 기준 393세대 791명의 주민들은 언양읍 행정복지센터, 울주군민체육관, 언양초등학교, 언양중학교, 상북면 행정복지센터, 경의고등학교 등으로 이동했다.
언양 산불은 오후 한때 불길이 총 28개 동 1,715가구 대단지 아파트인 양우내안애아파트인근까지 접근해 위기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특히 송대마을과 신화마을 주민들은 10여년 전인 지난 2013년 상북면에서 시작해 언양 전반으로 번졌던 대형 산불의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당시 향산리 능산마을 인근에서 시작된 산불이 언양까지 확산돼 총합 280㏊라는 거대한 산림이 불탄 바 있다. 이 산불은 발생 약 16시간 만에 꺼졌지만 유례 없는 화마 속에 가장 피해가 컸던 신화마을은 주택 20채가 전소, 5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해 총 40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
20년째 신화마을 인근의 한 업체에 일하고 있다는 박민현(37)씨는 화재 현장 근처에서 호스로 연신 물을 뿌리며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당시 불이 마을까지 내려와서 호스를 잡고 불을 끄려 안간힘을 썼던 기억이 난다. 근데 이걸 10여년 만에 또 하고 있다"며 "주민이 아닌 저도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데, 주민들은 오죽할까 싶다"고 말했다.
주민들과 아이들은 버스를 이용해 울주군 체육회관으로 대피한 상태다. 또 산불 인근의 언양초등학교는 담임교사 지도하에 해당 학급에서 정상적으로 수업을 진행했고, 울산시교육청에서는 학생 개인별 마스크를 배부, 하교 안내 문자 발송, 언양초 체육관 임시거주시설을 설치하는 등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번 산불로 인근의 문화유산 훼손도 우려된다. 화장산 일대에는 사찰인 화장사·굴암사 2곳과 천주교 유적이 있으며, 북쪽에는 고려 김취려 장군 묘소가 있다. 남쪽에도 언양 성당, 오영수 문학관 등이 위치해 있다.
산림청과 소방당국은 울주군 온양읍 대운산에서 진화 작업 중이던 산림청과 소방헬기 총 13대를 투입했으며, 소방차 등 장비 91대, 1,240명의 진화인력을 투입해 총력전을 펼쳤다. 일몰 이후 헬기는 철수했다.
이날 오후 8시 기준 진화율은 98%, 피해면적은 61ha로 확인됐다. 전체 5㎞ 화선 중 4.9㎞를 진화하고 0.1㎞가 남은 상태다.
산림청은 이날 오후 2시 산불 1단계를 발령한데 이어 오후 5시 20분께 산불 2단계로 격상했다. 산불 1단계는 예상되는 피해 면적 30㏊ 미만, 진화 시간 8시간 미만으로 예상될 때, 2단계는 피해 면적 50~100㏊, 진화시간 8~24시간 예상할 때 발령한다.

#나흘째 이어지는 온양읍 산불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산불도 진화 작업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날 새벽 98%를 기록했던 진화율은 강풍의 영향 등으로 이날 오후 6시 기준 92%로 낮아졌다. 총 화선 16.8㎞ 중 15.5㎞는 진화를 마쳤고 나머지 1.3㎞ 구간을 진화 중이다.
당일 완진을 위해 특별진화대를 편성하는 등 오후 3시까지 주불 진화 계획을 세웠지만 현장에 순간 최대풍속 16㎧의 강한 바람이 불었고, 언양에도 산불이 나면서 헬기 3대와 다수의 진화인력이 빠져나가면서 작업 속도에 제동이 걸렸다.
오후 1시 30분께에는 강풍을 타고 확산한 불길이 신라시대 천년고찰인 내원암 인근 500m 가까이 접근하기도 했는데, 만일을 대비해 불상 등은 안전한 곳으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6개 마을 197세대 206명이 대피했다.
피해 면적은 470㏊로 추정된다. 화장산 피해 면적인 61㏊를 포함하면 일반축구장 740여개 규모다.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진화 작업은 다음 날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운화리 산불 현장 역시 일몰 후 헬기를 철수시키고 민가와 사찰을 중심으로 방화선을 구축해 밤새 대응한다.
김상아 기자·윤병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