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 언양읍 화장산 일대에서 또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온양읍 운화리 산불이 완전 진압되기도 전에 발생한 이번 산불로 인해 지역의 재난 대응시스템에도 과부화가 불가피하다. 소방당국은 이날 운화리 현장에서 운용 중이던 헬기 3대를 비롯 상당 수 인력과 장비들을 화장산 일대 산불 진화에 투입했다. 운화리 일대 산불의 완전 진화도 중요하지만 도심지와 가까운 화장산 일대의 진화가 더 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울주군 화장산 일대는 지난 2013년에도 대형 산불이 발생한 곳이다. 당시 산불은 언양읍과 상북면 일대로 번지면서 무려 280㏊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이번 산불도 송대리에서 신화마을 쪽으로 번지는 비슷한 경향을 보여 대규모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신불이 발생한 화장산 자락 송대지구 등에는 최근들어 대규모 아파트가 빼곡이 들어서있어 긴장감이 높다. 산자락에는 아동시설인 울산양육원이 들어서 있다. 산림당국은 어제 오후 2시를 기해 산불 1단계를 발령, 송대지구 양우내안애 아파트, 울산양육원 등에 대피 명령을 내렸다. 산불 인근 지역에 위치한 언양초등학교에는 이날 오후 천창수 교육감이 직접 방문해 상황을 살폈다. 학교에서는 학생 개인별 마스크를 배부하고, 하교 안내 문자를 발송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산불이 발생한 곳은 소설 「갯마을」의 작가 오영수 선생과 언양 출신으로 고려시대 두 차례에 걸친 거란의 침입을 격퇴한 김취려 장군의 묘가 위치한 곳이다. 두 곳은 지난 2013년 산불 때 소실돼 정비가 이뤄졌는데 이번 산불에서도 화를 피하지 못했다. 그나마 남쪽 자락의 언양성당과 오영수 문학관 등을 불길이 닿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마터면 울산의 소중한 문화 자산들을 잃을 수도 있었다.
아직 정확한 발화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장에서는 등산객의 실화로 추정하고 있다고 한다. 울주군 언양읍 운화리 일대의 초대형 산불로 지역사회 전체가 비상이 걸린 상황인데도 누군가가 화기를 들고 등산에 나섰다는 것이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산불 예방엔 시민들의 자발적 협조와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 산불 진화 현장에는 소방인력은 물론 수많은 공무원들과 산불진화대원, 일반 시민들이 그야말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들 영웅들에게 조금의 힘이라도 보태기 위해 당분간 등산을 자제하고, 등산 시 화기소지 금지, 불법소각 금지 등 건조기 산불 예방을 위한 기본 수칙만큼은 반드시 지켜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