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재판소가 지난 4일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만장일치로 파면함에 따라 정치권이 60일간의 대선 정국에 돌입한다.
주말 동안 잠시 숨을 고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인한 극도의 혼란 상태가 넉 달 가량 지속된 직후 숨 가쁘게 치러지는 조기 대선을 향해 이번주부터 발 빠르게 태세를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마를 희망하는 장관과 지방자치단체장 등의 사퇴 시한인 5월 4일 전에는 당내 경선 절차도 마무리해야 한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이달 말께에는 대선 후보를 확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양당은 조만간 구체적인 경선 로드맵을 발표할 방침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6일 "시간이 많지 않아 이번주 당 선관위가 바로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당내 유력 주자인 이재명 대표가 이번 주 초 직을 내려놓고, 박찬대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선관위 출범 등을 진두지휘할 전망이다.
비명(비이재명)계에선 김두관 전 의원,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이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60일 안에 치러야 하는 선거이니 속도감 있게 진행하자는 공감대가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날 중진 간담회와 의원총회에 이어 7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연달아 열어 선거관리위원회 구성과 경선 일정 등을 논의한다.
국민의힘 내에선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행보가 주목받는 가운데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대표, 안철수 의원 등이 경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거론된다.
조기 대선의 승부처는 '중도층'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치열한 '중도 선점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부과 등 대미 통상 환경의 변화와 이로 인한 주가 하락, 계엄 정국 이후 치솟은 환율 문제, 영남 대형 산불 문제 등 중도층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제·민생 상황과 무관치 않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은 비율이 30%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어, 이들의 표심을 사로잡는 것이 이번 선거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국가 정상화'를 앞장세웠다.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국민의힘의 윤 전 대통령 옹호로 헌정질서는 물론 민생과 경제가 붕괴했다는 주장이다.
'회복과 성장', '잘사니즘'으로 대표되는 성장 정책,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박 대응 전략 등 경제 정책 비전을 집중적으로 제시해 중도층을 공략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책위원회 차원에서 상임위별로 대선 공약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반(反)이재명' 기치를 내세우는 한편, 정책 정당 면모를 부각시키고 있다.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대표가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표심을 정하지 않은 유권자를 공략하면 충분히 기회가 있다고 보고 있다.
정책위를 중심으로 그간 물밑에서 준비해 온 민생·경제 공약을 보완해 발표하겠다는 구상이다.
각 정당이 사활을 건 '60일'의 대선 레이스에서 추경 등 민생 정책 과제가 뒷전으로 밀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당장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주목된다. 정부와 국민의힘이 3조원 안팎의 산불 피해 복구 예산을 포함한 '10조원 필수 추경론'을 띄운 가운데, 민주당은 소비 쿠폰 등 대규모 소비 진작 사업을 포함한 '35조원 추경론'으로 맞서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파탄 난 민생 회복이 최우선으로, 소비 진작 방안은 반드시 담아야 한다"고 했고, 국민의힘 관계자는 "합의 처리 원칙을 지켜야 한다. 민주당이 계속 소비 쿠폰 사업을 고수하면 협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백주희 기자 qorwngml0131@ius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