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희 중앙중 교사
박선희 중앙중 교사

  수학여행이라고 하면 누구나 가지는 마음이 학창 시절 최고의 이벤트로 추억 가득한 날들로 기억되고 있지 아닐까 싶다. 

 수학여행을 처음 가는 학생들에게도, 자녀를 수학여행 보내는 학부모님의 마음도, 그리고 학생들을 인솔해서 가야 하는 조금은 무거운 마음을 가진 교사들에게도 수학여행은 나름의 기쁨을 준다고 생각한다. 

 수학여행의 수학은 數學·math가 아닌 대학수학능력시험의 修學 즉, 학문을 갈고닦는다는 뜻이다. 

 수학여행은 근대 유럽의 귀족들이 자녀가 교육과정이 끝날 즈음 인근 유럽을 여행하도록 한데서 유래됐다고 하니, 수학여행은 '학문을 갈고닦는데 학교 밖 다른 곳에 가서'라는 의미가 맞는 듯하다.

 울산의 경우 초등학교 수학여행은 인근 부산, 경주지역으로 1박 2일을, 중학교는 서울, 경기지역으로 2박 3일을, 고등학교는 제주도로 3박 4일이 보편적인 수학여행 코스이다. 

 필자가 느낀 바로는 초등, 중등, 고등학생 대부분이 수학여행의 코스보다는 친구들과 선생님과 함께 학교를 떠나 낯선 곳에서 수학(修學)하고,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숙박하는 자체가 수학여행의 묘미로 여기지 아닐까 싶다. 

 낙엽 구르는 것만 봐도 까르륵한다는 즐거운 십 대의 청춘들에게 학교 밖 어딘들 즐겁지 아니할까.

 하지만 이렇듯 즐거운 수학여행이 세월호 사건과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국가적 시련 때문에 몇 년간 멈췄었다. 

 다행히 이제 수학여행이 다시 시작돼 수학여행을 떠나는 아이들의 밝은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의무적으로 가야 하는 몇 차례의 여행이 아니라 친구들과 선생님들과의 소중한 추억을 쌓는 여행이 됐으면 한다. 

 우리 학교도 이달 초 경기도 용인 소재의 테마파크로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함께한 아이들은 이른바 ‘코로나 세대'여서 초등학교 땐 수학여행을 가지 못했다. 그러니 생전 처음의 수학여행에 마냥 즐거워하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다녀온 인근 고등학교 학생들 역시 코로나 세대로 초등 중등 수학여행이 없었던 아이들로, 첫 수학여행에 들떠 있었다고 선생님들께서 전해주셨다. 

 수학여행은 이렇게 아이들에게 낭만과 흥분의 도가니이지만, 교사들에게는 마음 무거운 일정이었다. 

 지난해 수학여행 중 일어난 안전사고의 책임이 해당 교사에게 있다는 판결 때문이다.

 안전한 수학여행을 바라는 것은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의 바람일 것이다. 

 하지만 수학여행을 진행하다 보면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안전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런데 그 모든 책임을 해당 교사에게 전가한다는 것은 수학여행을 진행하는 모든 학교와 교사의 부담일 수밖에 없다. 그런 탓일까. 

 지역 초등학교의 수학여행이 대부분 취소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 들었다. 

 수학여행 중의 안전사고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더불어 유사시 발생하는 모든 사고에 관한 책임 소재를 확실하게 함으로써 학생,학부모, 교사 모두에게 안전하고 즐거운 수학여행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수학여행이 중단되지 않고, 우리 모두의 학창 시절 추억 앨범 속에서 유의미한 한 페이지가 되길, 인생의 걸음 속에서 뒤돌아 꺼내보면 따뜻한 추억으로 남았으면 한다. 박선희 중앙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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