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서울 아파트 방화 사건이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의 층간소음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다시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안타깝게도 울산 역시 층간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의 갈등과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올해 2월 울산 동구에서는 설 연휴 기간 층간소음을 이유로 흉기를 들고 이웃집을 찾아간 60대가 구속됐고, 지난해 11월에는 중구의 한 빌라에서 층간소음에 항의하던 주민이 앞집 주민을 흉기로 찌르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실 공동주택이 시민들의 주요 주거형태가 되면서, 층간소음과 관련한 갈등해결이 지역 사회의 중요한 과제가 된지 오래다. 울산시도 지난 2017년 '층간소음 방지 조례'를 제정해 피해 실태조사, 입주자간 층간소음 관리위원회 설치 권고, 분쟁 조정 지원, 층간소음 저감 우수 공동주택 포상 등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조례를 비웃기라도 하듯 지역 내 층간소음 갈등 사례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환경공단에서 운영하는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울산에서 층간소음으로 인한 온라인전화상담, 현장진단 신청 건수는 2020년 324건에서 2021년 391회, 2022년 402회, 2023년 445회, 2024년 459건으로 매년 증가세다.
특히 '층간소음 방지 조례'에 따라 울산시가 운영 중인 '환경분쟁조정피해구제위원회'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조례 제정 후 위원회가 조정한 층간소음 분쟁 건수가 '0' 이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소음 측정 자료를 민원인이 직접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 법적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소음 측정 결과 등의 이유로 시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결국 '층간소음 방지 조례'는 물론 이를 근거로 이뤄지는 피해 구제 대책 모두 층간소음과 관련된 갈등 해결에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울산시는 낡은 조례와 실효성 없는 위원회 운영 방식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시민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층간소음 저감 기술 도입 지원, 공동주택 설계 단계부터의 층간소음 방지 강화, 전문적인 상담 및 분쟁 조정 시스템 구축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시민들의 안전하고 평온한 주거 환경을 보장하는 것은 지자체의 의무이다. 울산시는 층간소음 문제 해결에 행정력을 집중해 실효적ㅇ인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주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