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모기업의 폐업 이후 자일대우버스 기종 차량들이 부품 수급 문제(본지 2025년 4월 22일자 6면 보도)를 겪고 있지만 사후조치 의무가 있는 후신 업체 자일자동차는 부품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려 하는 움직임이 포착돼 논란이다.
단순한 도의적 문제를 넘어, 회사가 폐업 전 노사가 맺었던 단체협약을 위반했단 주장도 나와 법적 문제로까지 불거질 전망이다.
24일 민주노총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대우버스지회(이하 자일대우버스노조)에 따르면 자일자동차는 이날 오전 울산공장 내 보관 중이던 버스 부품을 반출했다. 자일대우버스노조가 법원에 제출하기 위해 채증한 사진에는 에어드라이필터, 변속기, 배기관, 차축, 차문, 과급기, 전조등, 클러치 등 수십여가지의 부품이 찍혀 있었고, 포장지 위에는 부품마다 버스 기종명과 '베트남'이란 글씨가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노조는 회사가 포장 리스트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포장된 물품량을 봤을 때 컨테이너 약 200대분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컨테이너 한 대당 무게가 약 1,000㎏으로 가정한다면 약 20t에 달하는 부품이 베트남 공장으로 옮겨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위에 폐업한 자일대우버스의 사실상 존속법인인 자일자동차가 고장 차량에 대한 사후조치 의무를 저버리고, 회사 이익만을 위한 조치를 취한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박재우 자일대우버스노조 지회장은 "지방노동위원회·중앙노동위원회·서울행정법원까지 모두 자일자동차가 자일대우버스의 후신임을 인정하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명령한 바 있다"며 "차량 고장으로 인한 부품 교체와 수리는 그 기간이 8년 정도인데, 부품을 꽁꽁 숨겨뒀다가 베트남 공장에서 만드는 버스 생산용으로만 활용하려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이 같은 반출 행위는 노사 간 단체협약을 위반했단 주장도 이어졌다.
자일대우버스가 울산공장 폐쇄를 선언했던 지난 2020년, 노조는 회사를 상대로 '단체협약 위반 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다. 노사는 당시 단체협약을 통해 기업의 합병, 정리, 해산 양도, 이전 등 조치가 있을 경우 상호 사전 합의를 거치기로 했다. 노조는 회사가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내용으로 가처분 신청을 냈고,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은 '해외공장으로 부품 반출 금지', '해외공장 생산 완성차 국내 수입 및 판매 금지' 등을 금지행위로 못 박은 바 있다.
노조는 회사의 부품 반출 행위는 과거 가처분을 받았던 상황과 동일하단 입장이다.
박 지회장은 "부품을 해외공장으로 이전하는 것은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이라며 "지난달 재차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해놓은 상태"라며 강조했다.
이에 취재진이 자일자동차 측 입장을 확인하고자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다.
한편, 자일대우버스 기종 버스는 전국에 3,000~4,000여 대가 운행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자일대우버스 폐업 후 차량 수리에 쓰일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잔고장 문제가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윤병집 기자 sini20000kr@ius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