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화 WeHOPE(위호프) 대표.
김영화 WeHOPE(위호프) 대표.

"자원봉사는 제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았어요."

캐나다 국적의 네이트 맨디고(46) 씨는 중학교 시절부터 지역 요양원과 NGO 단체에서 봉사해 왔다.

정기적인 봉사활동이 그에게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그는 누군가를 돕는 일이 오히려 자신을 성장시켰다고 회상하며 "인내심과 공감하는 법, 감사하는 법을, 봉사활동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라고 말한다.

북미의 청소년 봉사활동은 단순한 이력 관리가 아닌, 자신과 공동체를 함께 성장시키는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메릴랜드주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는 고등학교 졸업 요건으로 각각 최소 75시간, 40시간의 봉사활동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이 봉사활동은 도서관, 병원, 복지기관, 환경단체 등 학교 외부 기관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를 통해 청소년들은 이 시간을 통해 사회의 일원으로 직접 문제를 보고 해결에 참여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반면, 한국의 청소년 봉사는 최근 몇 년 새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1995년 시작되었던 청소년 사회봉사 활동 의무화가 2023년 폐지되었고, 대학입시에서 외부 봉사활동의 실질적 반영이 축소되면서 청소년 봉사는 교내에서 진행하는 형식적 봉사활동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아졌다. 봉사의 본질인 '경험과 성장'보다는 '기록과 실적'에 초점이 맞춰진 이런 흐름에서, 자연스레 청소년들의 봉사에 대한 발길도 줄어들게 되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지역 NGO인 'WeHOPE(위호프)'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 WeHOPE는 울산 지역 외국인 주민과 청소년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문화의 이해, 공동체 협력을 위한 프로그램에 주체적 기획의 기회를 제공하여 문화 교류 행사, 통번역 봉사, 해변 정화 활동을 통해 그들이 지역과 세계를 잇는 연결고리 역할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약사 중학교 심민정 학생(15)은 울산시가 개최한 외국인 한가위 큰잔치에 WeHOPE 봉사단으로 참여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지역의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기회를 통해 보람을 느낄 수 있었고 언어가 달라도 마음이 통했던 순간이 잊히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한 해변 정화 환경 캠페인에 참가했던 울산외국어고등학교 손준호 학생(18)은 "외국인들과 함께하는 활동이 처음엔 낯설었지만, 그들과 함께 땀을 흘리면서 지역사회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그들의 열정을 배울 수 있었다. 학교에서는 할 수 없는 경험이었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청소년 봉사활동이 '기획자'와 '실천자'로 참여하도록 하여 스스로 행사를 준비하도록 지원할 때 청소년들의 봉사 참여 의지도 높아지게 되고 또한 준비 과정 안에서 그들도 리더쉽과 협업 능력을 자연스럽게 발전시킬 수 있게 된다.

대부분의 교내 봉사활동이 교내에서 한정되어 이루어지며, 그마저도 휴대전화 관리 도우미, 학급 분리수거 등의 활동으로 진행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청소년 봉사는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세상과 연결되는 창이 되어야 한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청소년들에게 '기록을 위한 봉사'가 아닌 '성장을 위한 봉사'의 기회를 돌려주는 것이다.

학교, 지자체, 시민단체가 협력하여 다양한 봉사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청소년이 직접 주도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할 때, 봉사는 다시 그 본래의 의미를 되찾을 수 있다. 실적이 아닌 사람을 남기는 봉사, 그 씨앗은 지금 우리가 뿌려야 할 미래다.

시민기자= 김영화 WeHOPE(위호프) 대표

*본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금을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WeHOPE(위호프)가 지난해 울산시외국인주민센터와 함께 개최한 '위호프 컬처익스체인지' 행사 모습.
WeHOPE(위호프)가 지난해 울산시외국인주민센터와 함께 개최한 '위호프 컬처익스체인지' 행사 모습.
WeHOPE(위호프) 회원들이 지난해 펼친 동구 일산 해수욕장 해변 정화 환경 캠페인.
WeHOPE(위호프) 회원들이 지난해 펼친 동구 일산 해수욕장 해변 정화 환경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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