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B-04 재개발 구역에 방치된 쓰레기 더미 모습.
중구 B-04 재개발 구역에 방치된 쓰레기 더미 모습.

울산 최대 규모 재개발 사업지인 중구 교동·북정동 일대 울산시립미술관 주변의 슬럼화 현상으로 인근 주민들이 범죄와 안전사고를 우려하고 있다. 최근 빈집이 즐비한 이 구역에서 잇따른 화재까지 발생하면서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

8일 중구청에 따르면 B-04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오는 7월 31일까지 주민들에게 이주할 것을 안내한 가운데, 현재 약 45%의 주민이 이주를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 일대는 십수년 동안 재개발사업이 난항을 겪으며 인근으로 폐가와 빈집이 혼재돼 슬럼화 현상이 진행됐다. 지난 2006년부터 재개발이 추진됐으나 지지부진하다가 본격적인 이주는 올해 3월부터 시작됐다.

이날 찾은 B-04 재개발 구역 일대에는 건물 곳곳마다 붉은색 락카로 '철거'와 'X' 표시가 돼있었다. 주요 골목에는 오랜 기간 방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생활쓰레기, 폐가구·가전 등 쓰레기 더미가 즐비해 슬럼화가 꽤 진행된 것으로 보였다.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니 깨지거나 붕괴된 폐건물 등이 이어졌고 주변으로는 담배꽁초도 무더기로 발견할 수 있었다. 현재 이곳에는 284동의 빈집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지난해에는 중구 옥교동의 한 빈집에서 노숙자가 사망한 채로 발견되며 빈집 일대가 우범지역으로 변질되거나 도시미관을 저해하는 등 사회적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인근 주민들은 이 같은 슬럼화 현상에 불안을 호소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재개발 구역에서 잇따라 화재까지 발생해 안전사고까지 우려하고 있다.

한 아파트 주민은 "아파트 옆 재개발구역에서 자꾸 불이 나서 주민들 불안이 크다. 5월에 불났을 때는 소방차가 6대가 왔다. 자칫 대형화재로 번질까 걱정된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누군가 재개발구역에서 쓰레기를 소각하고 있다는 소문이 돈다"고 말했다.

B-04 조합 측은 용역사를 고용해 범죄 등 안전 예방 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합 관계자는 "이주를 마친 세대는 출입문을 폐쇄했고, 전기를 차단했다. 주·야간 순찰을 통해 범죄와 화재를 예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재개발 사업이 오랜 기간 지연되며 일대에 슬럼화 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지자체도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중부경찰서와 중구청 등은 재개발 구역 빈집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민·관·경 합동 진단을 시행하고 안전사고·범죄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중앙지구대에서 B-04구역을 특별순찰구역으로 지정해 매일 순찰한다. 특히 빈집이나 쓰레기 더미에서 화재가 발생하거나, 쓰레기를 태우는 행위를 하는지 면밀히 살피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중구청은 이주가 60% 정도 진행되면 현장을 찾아 구간별로 철거 진행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이 구역에는 이르면 오는 2031년께 33만㎡ 면적에 지상 최대 29층 55개동, 4,000여가구의 아파트가 공급될 전망이다.

심현욱 기자 betterment00@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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