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과 글로벌 클라우드 1위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울산 미포 국가산업단지 부지에 그래픽처리장치(GPU) 6만장을 수용할 수 있는 초대형 AI데이터센터를 짓는 프로젝트에 각 수조원씩 최대 7조원을 투자해 2029년 2월까지 총 103메가와트(MW) 규모 AI데이터센터를 완공하고, 향후 이를 1기가와트(GW) 규모로 확장해 동북아시아 최대 AI데이터센터 허브를 확보하기로 하였다.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의 산업도시인 울산이 앞으로 가장 중요한 전략산업인 AI산업의 중심도시로 전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AI산업의 허브는 대규모 AI데이터센터건설 하나로만 이뤄지기 어렵고, AI 산업, 연구기관, 교육기관, 기타 관련산업을 모두 모아서 하나의 생태계를 만들어야지 가능하다. 구체적인 사례로 언론보도에 따르면 광주 AI 데이터센터를 들 수 있는데, 이것은 광주시가 조성하고 있는 '인공지능 중심 산업 융합 집적 단지' 내의 시설이다. 영세한 기업이나 대학교에 GPU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정부가 최대 수천만 원까지 드는 AI 개발 비용을 지원해 기업이나 학교 연구실이 데이터센터를 활용할 수 있게 한 사업이다. GPU 확보와 운영은 민간 기업인 NHN 클라우드가 맡고, 정부는 예산 899억원을 투입해 기업과 학교를 지원하는 사업이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엔비디아의 H100 880장을 포함해 총 2,000여장의 AI 칩을 순차적으로 확보했다. 하지만 올해는 지원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데이터센터 가동률이 50%에 그친다고 한다.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신규 설립은 수도권에 몰리고 있는데 국내 데이터센터의 약 60%가 수도권에 위치한다. 신규 설립 신청 추이를 감안하면 2029년에는 데이터센터의 81%가 수도권에 집중될 전망이다. 이처럼 데이터센터들이 수도권에 몰리는 이유는 데이터센터가 수도권에서 100km 이상 떨어져 지어질 경우, 통신회선 요금만 연간 50억원 이상 증가해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와 사용자 요금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센터를 실제 이용할 고객사를 유치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숙련 인력 확보가 수도권 외 지역에선 쉽지 않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데이터센터는 대체로 24시간 3교대로 운영되는데 지방에서는 인력 파견이나 운영 인프라 관리가 수도권만큼 수월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데이터센터 운영사 뿐만 아니라 이용 기업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지방으로 이전하는데 큰 어려움이 된다.
이처럼 이번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AI산업의 핵심 앵커시설이지만, 울산이 AI산업의 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이 시설을 실제로 이용할 이용기업이나 연구기관들도 동시에 유치해 종합적인 AI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국의 다른 경쟁 지자체들보다 더 좋은 유치조건을 제시할 수 있도록 울산시도 'AI산업 유치 및 육성지원조례' 같은 것을 빨리 만들어서 AI산업 생태계를 구성할 대상들을 모으기 위하여 국내와 해외로 유치활동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아마존웹서비스사도 이번 울산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고 단지 우리나라 시장만을 보고하는 것이 아니고, 아시아-태평양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것이므로 울산시도 SK그룹과 아마존웹서비스와 함께 아시아-태평양을 상대로 투자유치활동을 하여야 할 것이다.
마침 지난 5월 15~16일 제주도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에서 통상을 위한 인공지능(AI),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공급망 회복력 등 새로운 이슈에 대한 APEC 역내의 협력 합의에 관한 공동성명이 채택됐다. 여기서 우리나라는 'AI 통상(AI for Trade) 이니셔티브'를 제안하고, 올해 8월에 인천에서 'AI 통상 민관 다이얼로그'를 개최하여 이에 대한 이행방안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더욱이 AI 산업은 반도체칩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반도체 산업에 강한 우리나라, 미국, 일본 3국이 공동으로 협력하면 산업생태계를 조성하는데 매우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울산도 앞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아시아-태평양의 AI산업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종합적인 추진 전략과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짜서 지금부터 뛰어야 할 것이다. 김형걸 국제법률경영대학원대학교 부교수·전 울산경제일자리진흥원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