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연인의 결별 통보에 격분해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울산 스토킹 살인미수' 장형준이 첫 재판에서 계획범죄를 부인했다. 하지만 범행 직전까지 '여자친구 살해', '우발적 살인 형량' 등을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지방법원 제12형사부(부장판사 박정홍)는 지난 12일 살인미수, 스토킹 처벌법 위반, 폭행·감금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형준(33)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갈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등장한 장씨는 공판이 시작되기 전 갑자기 피고인석 테이블에 올라 무릎을 꿇는 돌발 행동을 해 제지당했다.
그는 "재판 받는 동안 무릎을 꿇고 있으면 안되냐"라고 물었고, 박정홍 부장판사는 강한 어조로 "안된다"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장씨는 지난 7월 28일 전 여자친구인 A 씨의 직장 주차장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로 A씨의 목 등을 40여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이 제기한 공소 사실에 따르면 장씨는 자신의 차량에서 A 씨가 나오는 지 주시하면서 '전여친 살해' 등을 검색했다.
이후 차량에 타는 A 씨를 발견하고는 붙잡아 차량 뒷자석으로 밀었고, 다른 남성과의 연락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빼앗았다.
그리고 A 씨 목을 조르는 등 폭행하다가 차량에 둔 흉기를 꺼내 위해를 가했다.
장씨는 차량 밖으로 도망치려는 A 씨를 뒤쫓아가 목덜미를 잡고 넘어뜨린 뒤 몸 위에 올라타 계속해서 흉기를 휘둘러 12주간 치료가 필요한 외상과 치료 일수 미상의 안면 장애 등 상해를 입혔다.
당시 이 모습을 발견한 주변의 시민들이 몸을 던져 장 씨를 막으면서 살인은 미수에 그쳤고, A 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여러 차례 수술을 받고 현재는 회복 중이다.
장씨는 범행 한달여 전인 7월 초에도 A 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약 1시간 30분 동안 집에 가둔 채 폭행하고 흉기로 협박했다.
다음날 A씨가 '연락하지 말라'고 했지만, 장씨는 이를 무시한 채 약 일주일 동안 168차례 전화를 걸고 400여 차례 메시지를 보내는가 하면 집 앞까지 찾아가는 등 지속적으로 스토킹 행위를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장 씨에게 A 씨 주거지 100m 이내 및 전기통신 이용 접근금지인 '긴급응급조치'를 취했지만, 이를 위반하고 또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검찰은 장 씨가 일방적으로 A 씨를 의심하던 중 이별 통보를 받고 연락마저 끊기자 격분해 살해를 결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장씨는 7월 초 인터넷에 '여자친구 살해', '강남 의대생 여자친구 살인사건' 등을, 경찰 조사를 받은 직후인 7월 19일에는 '우발적 살인 형량', '수감생활' 등을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외에도 범행 전 열흘 동안 다섯차례에 걸쳐 A 씨 직장의 주차장을 찾아가는 등 사전 준비한 정황도 포착돼 검찰은 계획 범죄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날 장 씨는 공소사실은 인정하지만, 살인미수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는 "계획적 범행을 위해 흉기를 준비한 게 아니라 자살을 하려고 한 것"이라며 "정신과약에 소주를 마셔 제정신이 아니었다. 부풀려진 게 있다"라고 말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10월 17일 열릴 예정이다.
한편 검찰은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지난달 22일 장형준의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신섬미 기자 01195419023@ius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