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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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내놓은 2026학년도 교장공모제 추진계획 중 세부 변경 사항.
교육부가 내놓은 2026학년도 교장공모제 추진계획 중 세부 변경 사항.

2026학년도 교장공모제 추진 계획이 발표되자, 교육감의 인사권이 지나치게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교육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번 개편안에는 교육감이 교장공모제 지정을 철회하거나 특정 교장의 재지원을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이 신설돼, 자칫 제도가 특정 교원단체 중심의 인사 통로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가 28일 공개한 '2026학년도 교장공모제 추진 계획(안)'에 따르면, 교장공모제 지원자 부족 시 대응 절차가 명확해지고 교육감의 최종 결정권이 강화된다.

내년부터는 공모 결과 지원자가 1명 이하이거나 적격자가 없을 경우, 교육감이 학교 의견을 검토해 공모제 지정 철회·유예 또는 단수 임용 추천을 최종 결정할 수 있게 된다.

교육부는 "2025학년도 자율형 공립고 등 일부 학교에서 지원자 부족으로 인한 혼선이 발생해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절차적 대응책"이라고 설명했다.

공모교장 지원자가 1명 이하일 경우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미리 대응 계획을 마련하도록 의무화하고, 교육감이 최종 결정을 내림으로써 인사 공백과 학교 운영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울산 교육계는 이 조항을 "교육감 의중에 따라 공모제 경쟁 시스템을 언제든 멈추고 일반 승진 체제로 회귀할 수 있는 명분"으로 보고 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공모제를 유지할지 철회할지 결정권이 교육감에게 집중되면, 제도가 특정 성향 인사 임용의 도구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과거 근무학교 재지원 제한 규정도 손질했다.

앞으로는 이전에 공모교장으로 근무했던 학교에 다시 지원할 경우, 교육감이 지원 가능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그동안 학교 구성원들이 내부형 공모 등을 통해 혁신적인 성과를 낸 공모교장의 연임을 희망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이번 개편으로 교육감의 판단이나 정치적 노선에 따라 재지원 기회가 제한될 가능성이 생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울산의 한 교육계 인사는 "학교 현장에서 만족도가 높았던 교장이라 하더라도 교육감 성향에 따라 재임이 차단될 수 있다"라며 "공모교장제의 자율성과 본래 취지를 훼손하는 조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특정 교원단체 출신 인사들이 공모교장으로 다수 임용된 사례가 있다"라며 "교육감 권한이 확대될수록 이런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장공모제는 학교 구성원이 직접 교장을 선택하도록 해 단위학교 자치와 혁신을 촉진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그러나 이번 개편은 지원자 부족이라는 현실적 문제를 명분으로 교육감 중심의 통제와 관리 강화로 기울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울산 교육계 안팎에서는 "공정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라면, 동시에 특정 단체 인사 편중을 막을 장치와 학교의 실질적 선택권을 보장하는 보완책이 병행돼야 한다"라고 입을 모은다.

교장공모제는 교장자격증 보유 여부와 경력요건에 따라 초빙형, 내부형, 개방형으로 시행되고 있다.

자율형 공립고는 내부형 또는 개방형 중 한 형태로 교장공모제를 의무 실시하며, 마이스터고는 개방형, 영재학교는 전면 시행 대상이다.

신설학교는 학교 구성원 의견 수렴을 거쳐 공모제 시행 여부를 결정한다.

공립형 대안학교의 경우, 교육감이 교장자격 미소지자를 직접 지명하거나 공모 절차를 거쳐 교육부 장관에게 임용 제청할 수 있다.

울산에서는 지난해 대안학교 교장 공모제 과정에서 원칙에 맞지 않는 인사절차가 논란이 된 바 있다.

강은정 기자 kej@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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