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헌 SK텔레콤 신임 CEO가 어제 SK그룹이 개최한 'AI 서밋'에서 울산 AI 데이터센터(AI DC) 용량을 1GW(기가와트) 이상으로 대폭 확장하는 것을 검토키로 했다고 공표했다. SK는 현재 아마존웹서비스(AWS)와 7조원을 들여 100MW급 센터를 울산에 구축 중인데, 이를 10배 가까이 키우겠다는 것이다. 울산이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 AI 인프라 허브'로 도약하는 결정적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 환영할 일이다.

  AI 시대의 패권은 'AI 공장'이라 불리는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달려있다. SK는 울산 AI데이터 센터 확장과 함께, 전국에 '제2, 제3의 울산 AI DC 모델'로 만들겠다는 비전도 발표했다. 이는 울산이 명실상부한 국가 AI 인프라의 핵심 거점이자 '데이터 수도'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확장 검토는 울산이 가진 독보적인 강점을 재확인시킨다. AI DC의 성패는 막대한 전력과 냉각 효율에 달렸다. 울산은 SK가스 LNG 발전소, 부유식 해상풍력 등 안정적인 전력망과 해수를 활용한 냉각 솔루션, '분산에너지 특구' 등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췄다. MS 등 다른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울산을 주목하는 이유다. 특히 SKT가 엔비디아 GPU를 도입해 '제조 AI 클라우드'를 구축하고, 이를 SK하이닉스 등 그룹 제조사에 적용하겠다는 계획은 울산의 주력 산업인 제조업과의 강력한 시너지를 예고한다. AI가 제조업 혁신을 이끄는 '산업 AI 수도' 울산의 청사진이 더욱 선명해지는 것이다.

  물론 과제도 있다. 1GW급 초대형 클러스터 조성은 한 기업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천문학적인 전력 확보 문제와 인프라 구축 비용을 효율화해야 한다. 울산시와 정부는 '기회발전특구' 및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 등 제도적 지원을 신속히 완료하고, 파격적인 행정 지원으로 기업의 투자를 뒷받침해야 한다. 또한, 데이터센터와 연계한 AI 연구개발(R&D) 및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가동해, 울산이 단순한 인프라 기지를 넘어 관련 기업이 모여드는 'AI 생태계'로 성장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울산시와 지역사회가 힘을 합쳐 이 기회를 살린다면, 울산은 대한민국이 AI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SK의 비전이 울산에서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