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된 보일러 타워의 양옆 보일러 타워 발파가 진행될 것으로 예정된 가운데 9일 오후 매몰자에 대한 드론 수색만 유지한 채 발파 준비를 위한 사전 조치로 철거 관계자들이 사다리차를 타고 취약화 과정이 100% 진행된 4호기와 75% 진행된 6호기를 살펴보고 있다. 이수화 기자
붕괴된 보일러 타워의 양옆 보일러 타워 발파가 진행될 것으로 예정된 가운데 9일 오후 매몰자에 대한 드론 수색만 유지한 채 발파 준비를 위한 사전 조치로 철거 관계자들이 사다리차를 타고 취약화 과정이 100% 진행된 4호기와 75% 진행된 6호기를 살펴보고 있다. 이수화 기자

울산 남구 용잠동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에서 보일러 타워 1기가 무너진 지 나흘째인 9일, 매몰자 7명 중 3명이 숨졌다. 남은 4명 가운데 2명은 이미 숨진 것으로 추정되며, 다른 2명은 여전히 위치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나머지 매몰자 수색은 이번주 초로 예정된 4·6호기 발파 작업 이후 다시 진행될 예정이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11시 5분께 매몰자 1명을 구조했다. 이번에 발견된 이는 40대 김모 씨로 사고 당일 잔해와 바닥 사이 틈에 팔이 끼인 채 발견돼 구조 작업이 이어졌지만, 다음날 새벽 4시 53분 숨졌다.

소방에 따르면 전날 5호기 보일러 타워에서 기울기를 감지하는 장치가 작동해 내부 수색이 전면 중단됐다. 빗물로 인한 오작동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지만, 추가 붕괴 우려가 제기되자 구조대원 전원이 즉시 철수했다.

이로 인해 이날 오전까지 구조 작업은 전면 중단됐으나, 오전 10시 30분 구조대원 17명이 김 씨를 수습하기 위해 내부에 재진입해 시신을 수습한 뒤 타워 6기의 취약화 작업 준비로 내부 진입 수색은 다시 중단됐다.

다만 발파 작업 전까지는 드론을 이용한 외부 수색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울산화력발전소 붕괴사고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전날 붕괴한 보일러 타워와 30m 떨어진 4·6호기 역시 추가 붕괴 위험이 크다고 보고, 관계 전문가 검토와 유가족 대표 논의를 거쳐 '발파 후 수색 재개' 방침을 정했다. 발파는 다음 주 화요일께 진행될 전망이며, 현장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발파를 위한 사전 준비에 들어갔다.

현재 4호기는 해체 준비 작업이 모두 끝났지만 6호기는 약 75%가량 진행된 상태로, 당국은 안전 점검을 병행하며 폭약 설치 지점 등을 전문가들과 논의 중이다. 앞서 5호기는 취약화 작업이 약 90% 진행된 상황에서 붕괴가 발생했다.

오후 1시 30분부터는 작업자 30여 명이 고소작업차를 이용해 4·6호기 상태를 살피며 남은 취약화 작업과 폭약 설치 위치를 최종 점검하고 있다.

또한 근처 복합발전소는 현재 가동을 멈춘 상태지만, 발파 시 진동으로 배관 내부 잔류 가스에 불이 붙는 사고를 막기 위해 사고 현장 인근 LNG 배관에 질소를 주입해 내부를 비우는 작업도 예정돼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9일 언론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이수화 기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9일 언론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이수화 기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중수본 공동본부장)은 오후 5시 30분 언론 브리핑에서 유가족에 위로를 전하면서 "사고 발생 후 75시간이 지났음에도 추가 생존자를 구하지 못해 송구하다. 소방 당국이 매몰자 구조에 노력을 다했지만 새로운 소식을 전하지 못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써는 4·6호기 동시 해체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 것 같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사전 안전 조치가 완료될 때 발파를 진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전 과정이 안전하게 되도록 조치하면서도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곧바로 노동자들이 빠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사고의 생존 골든타임은 사실상 지나갔다. 매몰 사고에서 구조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간으로 보는 72시간은 사고 발생 사흘째인 9일 오후 2시를 기점으로 끝났다.

소방당국은 사고 직후부터 구조대원 40여 명을 5명씩 조를 이뤄 30분 간격으로 교대 투입하고, 드론과 열화상카메라 등 장비를 동원해 내부 수색을 이어왔지만 추가 붕괴 위험으로 대형 잔해를 들어올리지 못해 수색이 지체됐다.

사고는 지난 6일 오후 2시 2분 울산 남구 용잠동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에서 보일러 타워 철거 작업 중 발생했다. 가로 25m, 세로 15.5m, 높이 63m 규모의 보일러 타워 5호기가 9초 만에 무너졌고, 당시 25m 지점에서 작업 중이던 작업자 7명이 매몰됐다. 작업자 9명 중 2명은 곧바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사고 직후 약 한 시간 만에 잔해 속에서 2명이 발견됐지만 1명은 구조 과정에서 숨졌고, 다른 1명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 날인 7일 오전에는 측면 잔해 사이에서 매몰자 3명이 추가로 발견돼 2명이 구조됐으나 모두 사망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1명도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현재 실종자 2명을 포함해 매몰자는 4명이 남아 있다.

사고 작업자 9명은 모두 코리아카코 소속으로, 정직원 1명과 계약직 8명이다. 한국동서발전은 철거 공사를 HJ중공업에 발주했고, HJ중공업이 다시 발파 작업을 코리아카코에 맡긴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울산지방검찰청은 사고 직후 중대사고로 판단하고 검사와 수사관 등 10명으로 전담 수사팀을 꾸렸다. 울산경찰청도 형사기동대장을 팀장으로 한 70여 명 규모의 수사팀을 구성해 원·하청 계약 구조와 작업 지시 체계 등을 조사 중이다. 부산고용노동청도 감독관 20여 명으로 이뤄진 전담팀을 운영하며 공법과 안전 관리 과정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특별취재반= 강은정·정수진·윤병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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