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시장은 13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을 통해 “많은 분이 트램을 어떻게 할 것인지 묻고 있다”며 “현재 상황을 그대로 말씀드리면 트램에 대해 시민 공론화를 할 기회조차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걸림돌로는 이미 효력이 발생한 계약을 꼽았다. 전임 민선 8기에서 트램 건설공사와 차량 제작 계약을 체결한 만큼 새로운 시장이 정책적 판단만으로 사업을 멈추기 어려운 구조라는 의미다.
김 시장은 “공사 계약과 차량 발주 계약이 이미 체결돼 효력이 발생했다”며 “계약서에 약정 해지 조건이 거의 없고 법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이행지체나 이행불능 사유도 현재까지는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계약서에 규정된 공사 중단 가능 기간이 최대 60일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공사를 일단 중단시켜 놓았지만 중단할 수 있는 기간이 계약서상 합계 60일뿐”이라며 “이미 30일 가까이 지나 중단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업의 타당성과 교통수요를 다시 검증하려면 최소 1년가량이 필요하지만 계약상 허용된 중단 기간은 이에 크게 못 미친다는 게 김 시장의 설명이다.
김 시장은 “예비타당성조사나 수요조사가 잘못됐는지 다시 살펴보려면 1년은 필요하다”며 “최소한 그 기간에는 공사를 멈춰야 하는데 계약서에는 그만큼 공사를 중단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고 토로했다.
트램 1호선은 태화강역에서 신복교차로까지 10.85㎞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3,814억원으로, 2029년 말 개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앞선 울산시의 검토에 따르면 트램 공사가 시작되면 공업탑로터리에서 울산대공원 정문 교차로까지 1.1㎞ 구간의 통행 속도는 현재의 3분의 1 수준인 최저 시속 4.8㎞로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또 트램 운영으로 연간 114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김 시장은 트램이 남구 도심 교통에 미칠 영향에 거듭 우려를 나타냈다. 올해 하반기부터 차로를 막고 궤도 공사가 본격화하면 공사 기간뿐만 아니라 개통 이후에도 상당한 교통 불편이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김 시장은 신중한 재검토와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그 대안으로 중앙차로를 통한 간선급행버스체계(BRT)나 수요응답형 교통(DRT) 등을 거론해 왔다.
만약 트램 사업을 중단할 경우 이미 확보된 국비 420억원을 포함해 2,228억원의 국비 반납에 용역비와 설계비 등 최대 123억원 매몰, 계약 상대와의 법적 분쟁이 예상된다고 시 담당부서는 보고했다.
김 시장은 지난 7일 방송에서도 차량 제작 공정률이 약 40%까지 진행됐고, 계약 파기 시 차량 부분에서만 약 70억원의 손해배상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시장은 시공사 측과 계약 조건을 변경하거나 공사 중단 기간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지만 협의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공사 회사 쪽에 계약을 새로 변경할 수 있는지 계속 타진하고 있지만 그조차 쉽지 않은 것 같다”며 “정부 법무공단과 교통·기획 부서, 외부 법률 전문가들에게 방법을 찾아달라고 한 지 한 달째지만 아직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법률적 근거 없이 계약을 파기하거나 이행을 거부할 경우 시장 본인이 직권남용 등의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도 경계했다.
김 시장은 “계약을 함부로 파기하면 저도 직권남용이 될 수 있다”며 “시장이라고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주어진 권한 안에서 해야 한다. 불법을 저지를 수는 없는 만큼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트램 사업을 시민 숙의에 부칠 제도적 근거인 ‘울산광역시 공론화 추진에 관한 조례안’은 지난 1일 제9대 울산시의회 1호 조례안으로 접수됐다.
조례안은 주요 정책으로 갈등이 예상될 경우 시민·이해관계인·전문가가 참여하는 공론장을 운영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오는 16일 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심사, 20일 본회의 최종 의결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조례의 의회 통과 여부도 미지수인 데다, 통과되더라도 트램 공사 재개 일정이 빠듯해 공론화에 필요한 시간과 절차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