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주차 전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부족한 부지와 막대한 예산 문제로 공영주차장 확충이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울산시가 시행 중인 ‘사유지 개방 주차장’ 제도는 매우 효율적인 대안으로 꼽혀왔다. 토지 소유주에게는 재산세 감면 혜택을, 시민에게는 주차 공간을, 지자체에는 예산 절감 효과를 주는 ‘일석삼조’의 정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드러난 실상은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 울산 지역 180여 곳에 달하는 개방 주차장 중 상당수가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거나 안내 표지판이 바래 글씨조차 알아볼 수 없는 곳은 예사고, 심지어 쓰레기 투기장으로 변질된 사례도 적지 않다. 주차 공간을 찾아 골목을 헤매는 시민들이 정작 옆에 있는 개방 주차장을 두고도 ‘무서워서’ 혹은 ‘몰라서’ 이용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이러한 현상의 근본 원인은 ‘조성’에만 치중하고 ‘관리’를 외면한 행정에 있다. 지난 5년간 울산시는 1,800여 면의 주차 공간을 새로 만드는 등 양적 확대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정작 조성된 이후의 정기 점검이나 홍보 시스템 구축에는 소홀했다. 아무리 좋은 취지의 공간이라도 관리가 안 된 주차장은 시민들에게 ‘방치된 공터’로 비칠 뿐이다.

  특히 정보 접근성의 부재는 치명적이다. 내비게이션이나 포털 지도 앱에서 검색조차 되지 않고, 시 누리집 정보조차 제때 업데이트되지 않는다면 이는 ‘닫힌 주차장’과 다를 바 없다. 인력과 예산의 한계를 탓하기엔 시민들이 체감하는 불편과 정책적 손실이 너무나 크다.

  늦게나마 울산시가 관리 지침을 마련하고 포털 사이트와 연계한 정보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나선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단순히 정보를 등록하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실시간 현장 점검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지자체 인력만으로 부족하다면 지역 노인 일자리 사업이나 주민 자치회와 연계해 주기적인 환경 정비와 시설물 점검이 이뤄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사유지인 만큼 이용자들이 ‘모두의 공간’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의 세심한 노력도 뒷받침돼야 한다.

  도심 주차난 해소는 시민 삶의 질과 직결되는 민생 과제다. 사유지 개방 주차장이 ‘지정만 해놓은 땅’이 아니라 ‘언제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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