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 상안동 1002번지 일원에 불법성토가 의심되는 민원이 수차례 제기돼 논란이다. 지난해 12월 굴삭기가 파낸 땅에 화물차가 검은색 흙을 붓고 있다. 독자 제공
울산 북구 상안동 1002번지 일원에 불법성토가 의심되는 민원이 수차례 제기돼 논란이다. 지난해 12월 굴삭기가 파낸 땅에 화물차가 검은색 흙을 붓고 있다. 독자 제공
울산 북구 상안동 동산마을 일대 축구장 2개 면적의 농토에 대량의 오염토와 폐기물을 불법으로 매립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다. 이런 가운데 관할 구청은 두달 전부터 인근 주민들로부터 관련 민원을 접수받고도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 25t 화물차 수십대 매일 들락날락

9일 오전 찾은 울산 북구 상안동 1002번지 일원. 동산마을 남쪽으로 펼쳐진 논밭 사이로 거대한 공사 현장이 홀로 눈에 띠었다. 현장에는 굴삭기 한대 만 덩그러니 서 있었고, 그 뒤로는 높게 쌓인 토사와 호수마냥 물이 가득 찬 웅덩이가 여러 개 보였다.

웅덩이 주변으로는 노란색, 빨간색, 회색, 검은색 등 각양각색의 흙들이 어지럽게 섞여 땅의 형태를 이루고 있었다. 그 옆에 평탄하게 쌓인 땅은 과거 논두렁보다 훨씬 높아서 성인 남성 허리춤까지 올 정도였다.

성토가 이뤄진 약 1만㎡의 농지는 모두 개발제한구역 내에 있고, 농지법 적용 농지인데 행위허가 등 최소한의 행정 절차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불법성토가 의심되는 울산 북구 상안동 1002번지 일원 현장에 굴삭기가 파낸 구덩이에 물이 차 얼어붙어 있다. 독자 제공
불법성토가 의심되는 울산 북구 상안동 1002번지 일원 현장에 굴삭기가 파낸 구덩이에 물이 차 얼어붙어 있다. 독자 제공
이곳은 지난해 12월부터 성토가 이뤄졌는데, 주민들은 외부 공사현장에서 나온 오염토와 폐기물을 누군가 불법으로 매립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 “북구청·국민신문고 다수 민원…조치 없어”

공사현장 바로 앞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김빈홍(50대) 씨는 “작년 12월부터 매일 25t 화물차 수십대가 오가면서 검은색 흙을 퍼날랐다. 자세히 보니 굴삭기로 땅을 파고 거기에 그 흙을 붓는 걸 반복하더라”며 “성토라면 바로 위에 흙을 붓고 평탄화 작업을 하면 되는데, 굳이 땅을 파는 행위를 하니 의심이 되더라. 가까이 가보니 검은색 흙이 묻힌 곳은 물기에서 기름이 둥둥 떠올랐고, 이상한 냄새도 났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사 작업반장을 찾아서 여러 차례 항의하니 따로 불러서는 ‘눈감아주면 보답하겠다’고 회유하려고까지 했다”라고 덧붙였다.

김 씨와 마을 주민들은 국민신문고와 북구청에 여러 차례 민원을 넣었지만, 구청은 별도의 시료채취 없이 “오염토는 아닌 것 같고, 퇴적토로 추정된다”라고만 답변할 뿐 아무런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관련 부서 간 업무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단 지적도 나온다. 일례로 구청 환경위생과는 비산먼지 민원이 들어오자 공사현장 앞에 가림막을 세우도록 조치했는데, 이곳은 개발제한구역이라 도시과에서는 해당 가림막은 불법시설물 철거해야 한단 입장이다.

울산환경운동연합은 9일 북구청 2층 프레스센터에서 상안동 1002번지 일원에서 불법매립이 이뤄지고 있다며 북구청에 적극적인 행정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울산환경운동연 제공
울산환경운동연합은 9일 북구청 2층 프레스센터에서 상안동 1002번지 일원에서 불법매립이 이뤄지고 있다며 북구청에 적극적인 행정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울산환경운동연 제공
울산환경운동연합은 관련 내용으로 북구청 2층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청의 적극적인 행정 조치를 촉구했다.

# 환경단체 “조치 미흡시 북구청장 형사 고발”

이상범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매립된 토사가 현장에서 약 10㎞ 떨어진 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반입된 것으로, 땅을 5~6m가량 파내어 오염토와 폐기물을 매립하고 그 위에만 멀쩡한 흙을 덮는 식으로 불법성토가 이뤄졌다. 매립량만 7만5,00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두달 전부터 주민들이 북구청에 수차례 민원을 넣었음에도 제때 공사를 중단시키지 않은 탓에 피해가 커졌다”라고 주장했다.

또 “관련된 부서만 4개인데,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식으로 각개전투만 한 탓에 문제가 해결되긴 커녕 더 커졌다.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단기적으로나마 실·국급 TF를 꾸려 적극행정에 나서야 한다”라며 “구청의 조치가 미흡할 경우 불법매립업자뿐만 아니라 관리·감독 책임을 물어 북구청장과 담당 공무원들을 직접 형사 고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북구는 오는 27일까지 토지주 의견을 접수해 향후 원상회복 명령을 내리고, 이행하지 않을 경우 형사 고발 조치할 계획이다. 또 해당 토사에 대한 성분 검사를 위해 시료를 채취, 울산농업기술센터에 분석을 의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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