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출신인 리자 박사는 UNIST에서 인간공학 석사를 마친 뒤 2017년 박사과정에 진학했다. 연구를 이어가던 4년 차, 임신 중 암 진단을 받았고 병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 제왕절개로 아이를 먼저 출산한 뒤 수술을 받았고, 이후 항암치료가 이어졌다.
그는 연설에서 “몸이 예전 같지 않은 날이 많았고, 다시 연구실로 돌아갈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는 순간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치료 중에도 병실과 집을 오가며 심사 의견에 답했고, 데이터를 보완해 논문을 완성했다. “하루를 넘기는 일 자체가 전부였지만, 그 하루가 모여 여기까지 왔다”는 말에 졸업식장은 박수로 화답했다.
병가 후 복귀했을 때 지도교수는 “학위는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 말을 “엄격하지만 신뢰가 담긴 조언”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이후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한 약물치료와 정기 검사를 병행하며 연구를 마무리했다.
리자 박사의 연구는 5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시각 훈련 프로그램이다. 약 20일간의 훈련을 통해 시기능 개선 가능성을 확인했고, 이를 스마트폰 기반 방식으로 확장해 일상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박사과정 동안 SCI급 학술지 논문을 게재했고, 국내 특허도 확보했다.
정 씨는 재학 시절 “서른 살에 1000억 원을 벌고 싶다”는 목표를 내걸고 2015년 과외 중개 서비스 ‘페달링’을 창업했다. UNIST 학생팀 최초로 미국 벤처캐피털 투자를 유치했고, ‘도전 K-Startup 2016’ 울산지역 1위, 전국 5위를 기록하며 장관상을 받았다. 그는 “당시에는 불확실함 자체가 기회처럼 보였다”고 돌아봤다.
이후 글쓰기 앱 ‘씀’의 성장 과정에 참여했고, 해당 서비스는 양대 앱마켓 ‘올해의 앱’에 선정됐다. 클래스101 성장기에도 합류하며 스타트업 현장을 경험했다. 현재는 딜라이트룸에서 글로벌 알람 앱 ‘알라미’와 광고 수익화 솔루션 ‘다로(DARO)’의 기술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정 씨는 “창업 과정에서 기술만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많지 않았다”며 “사람과 시장, 조직과 타이밍이 복합적으로 얽힌 현실 속에서 전공의 경계를 넘어 상황을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UNIST는 답을 빠르게 찾는 법이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는 법을 가르친 곳”이라며 “해결책을 찾기 전에, 내가 풀고 있는 질문이 맞는지부터 점검하라”고 졸업생들에게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