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약물운전’에 대한 사법당국의 칼날이 매서워졌다. 경찰청이 어제부터 두 달간 전국적인 특별단속에 돌입했다. 아울러 관련 처벌 수위를 대폭 강화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음주운전만큼이나 치명적인 약물운전의 위험성을 고려할 때, 이번 조치는 시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당연한 조치이다.
그간 약물운전은 음주운전에 비해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실제 통계를 보면 최근 3~4년 사이 전국적으로 약물운전 면허 취소 건수가 2.5배 이상 폭증했고, 사고 발생 건수 역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울산 지역에서도 지난해 적발 사례가 있었으나, 이는 대부분 사고 후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것일 뿐 현장 단속을 통한 예방적 적발은 사실상 전무했다. 단속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이유다.
하지만 강화된 단속이 현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큰 과제는 단속의 ‘객관성’과 ‘공정성’ 확보다. 혈중알코올농도라는 명확한 수치가 있는 음주와 달리, 약물은 종류가 490여 종에 달하고 체내 대사 속도도 제각각이다. 경찰이 지그재그 운전 여부나 동공 반응, 한 발 서기 같은 현장 평가를 병행한다고 하지만, 이는 단속 경찰관의 주관이 개입될 소지가 크다. 자칫 과잉 단속으로 인한 인권 침해 논란이나 행정소송 남발로 이어질 우려가 적지 않다.
더욱 세심한 접근이 필요한 대목은 일상적인 ‘처방약’ 복용자들이다. 개정안은 단순히 약물을 복용한 사실만으로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운전이 불가능한 상태’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감기약이나 항우울제, 수면제 등 합법적으로 약을 처방받은 시민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범죄자로 내몰릴 수 있다는 공포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질병 치료를 위해 약을 먹어야 하는 환자들이 처벌이 두려워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는 부작용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당국은 단속의 고삐를 죄는 것만큼이나 정교한 가이드라인 마련에 힘써야 한다. 의료계·약업계와 긴밀히 협력해 운전 금지 및 주의 성분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고, 복약 지도 단계에서부터 운전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약물운전 근절은 타협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무관용 원칙 아래 엄정하게 단속하되, 법 집행 과정에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주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