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시민들의 독서 열기에 비해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는 여전히 ‘갈증’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2026 전국 공공도서관 통계조사’ 결과를 보니 울산의 공공도서관 1관당 방문자 수와 대출도서 수가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그런데 정작 도서관 수는 특·광역시 중 최하위라는 사실은 ‘책 읽는 도시’라는 수식어를 무색하게 만든다.
통계에 따르면 울산의 공공도서관은 22개로, 서울(214개)이나 부산(60개) 등 대도시들은 차치하더라도 광주(31개)나 대전(28개)과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도서관 한 곳이 감당해야 하는 인구가 5만 명에 육박해 전국 평균보다 1만 명 이상 많다는 점은 시민들이 체감하는 접근성과 서비스 질이 현저히 낮을 수밖에 없음을 나타낸다. 높은 이용률은 역설적으로 인프라 부족 속에서 시민들이 한정된 자원을 치열하게 나눠 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 큰 문제는 도서관의 ‘기능’이다. 현대의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빌리고 공부하는 독서실이 아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배우고, 인문학적 소양을 나누며, 이웃과 소통하는 ‘지역 공동체의 거실’이자 ‘복합문화 플랫폼’이어야 한다.
하지만 사서 1인당 봉사 대상 인구가 1만 명(전국평균 8,145명)이 넘는 상황에서 복합문화 공간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직원들의 과도한 업무 부담은 결국 시민 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는 데에도 힘이 부치는 모습니다. 통계에서 울산의 전자자료 수가 5만8,532점에 불과해 전국 평균(43만 여점)의 13% 수준에 불과했다. 스마트 도시를 표방하는 울산이 정작 ‘지식의 보고’인 도서관의 디지털 전환에는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도서관은 도시의 품격을 결정하는 척도이자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다. 울산시는 공공도서관의 절대적 숫자를 늘리는 것과 동시에, 기존 시설들이 시민들의 삶에 깊숙이 침투하는 ‘복합문화 거점’이 될 수 있도록 기능을 고도화하고, 이를 위한 인력 확충에 더 나서야 한다. 동네 작은 도서관과 민간 문화공간을 촘촘히 엮어내는 ‘문화 생태계’ 구축에도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울산은 비로소 산업 수도를 넘어 진정한 ‘문화 수도’로 거듭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