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은  강동유치원 교사 
도예은  강동유치원 교사 

『할머니의 용궁여행』 동화를 들은 강동유치원 친구들은 자연스럽게 집 근처 강동 몽돌 해변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선생님, 거기 바다에 쓰레기 많았잖아요.”,“물고기들이 아플 것 같아요.”

아이들의 말 속에는 단순한 기억을 넘어 자연을 향한 걱정과 안타까움이 담겨 있었다. 이러한 이야기에서 출발해 아이들과 함께 ‘우리가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고, 재활용품을 바르게 버리기,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기, 이면지 활용하기 등 다양한 방법을 스스로 떠올렸다. 나아가 아이들은 자신의 다짐을 그림과 작품으로 표현하며 ‘지구 지킴이’로서의 약속을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이를 놀이로 어떻게 확장해볼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유아들과의 대화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아보기로 했다. 아이들은 스스로 떠올린 생각을 바탕으로 재활용품을 놀이로 연결하기 시작했다.

자유놀이 시간, 교실에 모인 다양한 재활용품들은 아이들의 손을 거치며 새로운 의미를 얻었다. 플라스틱 물병은 단순한 쓰레기가 아닌 ‘세우기 놀이’, ‘볼링 놀이’로 확장되었고, 응원봉과 악기로 변신하며 또 다른 즐거움을 만들어냈다. 비닐봉지는 썰매와 스키가 되어 몸을 움직이는 신체놀이로 이어졌고, 풍선처럼 활용되며 웃음이 가득한 놀이가 되었다.

작은 병뚜껑은 컬링과 알까기 놀이로 발전하며 소근육을 활용한 게임 도구로 사용되었고, 계란판은 탁구공을 던져 넣는 새로운 게임판으로 재탄생했다. 이처럼 재활용품은 정해진 쓰임을 넘어, 아이들의 상상과 결합되며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놀이 재료로 변화해갔다.

무엇보다 의미 있었던 점은, 아이들이 스스로 놀이를 만들어가며 ‘버려지는 물건도 다시 쓸 수 있다’는 경험을 자연스럽게 체득해 나갔다는 것이다. 재활용품은 더 이상 쓰레기가 아닌, 놀이와 배움을 이어주는 소중한 매개가 되어갔다.

그렇다면 우리가 직접 ‘업사이클링 놀이터’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아이들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모둠별로 기존 놀이 중 더욱 확장해보고 싶은 활동을 선택해 구성해보기로 했다. 그 결과 빗자루 컬링, 알까기 점수판, 물병 볼링, 계란판 탁구공 넣기까지 총 네 가지 놀이가 하나의 놀이터로 탄생했다.

아이들은 놀이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전기테이프와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교실 공간을 스스로 구성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친구들과 의견을 조율하며, 필요한 재료를 교사에게 요청하는 등 자연스럽게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점은, 아이들이 단순히 놀이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 ‘함께 만들어가는 경험’에 몰입했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만든 놀이터라는 인식 때문인지, 7세 유아임에도 진지하게 참여하며 큰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끼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업사이클링 놀이터’ 활동은 단순한 놀이 경험을 넘어, 버려지는 물건을 새로운 가치로 바라보는 시각을 자연스럽게 형성하는 시간이 되었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재활용의 의미를 머리로 이해하는 것을 넘어, 손과 몸으로 직접 경험하며 체득해 나갔다.

이 과정은 환경교육이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경험’임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었다. 아이들은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친구와 협력하며, 놀이를 완성해가는 과정 속에서 환경을 지키는 태도를 자연스럽게 내면화해 갔다.

교사에게도 이번 활동은 ‘환경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닌 ‘환경을 함께 구성해가는 사람’으로서의 역할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완성된 놀이터보다 더 값진 것은, 그 안에서 아이들이 보여준 고민과 협력, 그리고 스스로 만들어낸 즐거움이었다.

결국 4월의 작은 교실 속 업사이클링 놀이는, 아이들에게는 놀이였지만 교사에게는 배움의 현장이었다. 그리고 그 경험은 아이들 각자의 마음 속에 ‘지구를 지키는 작은 씨앗’으로 남아, 앞으로의 성장 속에서 천천히 싹을 틔워갈 것이다.

도예은  강동유치원 교사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