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ME는 18년 전 ‘2억불 수출의 탑’까지 수상한 코스피 상장사지만, 경영진의 횡령 혐의로 1년 넘게 거래정지돼 오던 중 최대주주가 지분을 공개매각하면서 새 경영진을 맞는 물꼬를 텄다.
더욱이 덕양에너젠은 S-Oil 울산 온산공장의 ‘샤힌 프로젝트’에 15년간 수소 독점 공급권을 따낸 기업이고, 울프는 스팀드럼(폐열회수 보일러 핵심 부품) 제조 분야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인 울산 향토 업체라는 점에서 세 회사의 사업 기반이 모두 울산권역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어 눈길을 끈다.
#매매대금 327억여원·보유 지분 전량 양도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DKME는 지난 23일 최대주주 지분 매각 상대가 덕양에너젠·울프 컨소시엄이라고 공시했다. 매매대금 약 327억원에 보유 지분 5,286만2,216주(22.31%) 전량을 양도하는 내용이다. 유상증자 규모는 10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늘었다.
DKME의 최대주주 DKME inc는 대주주 지분 공개매각 절차에 적극 협력키로 하고 지난 2월 말부터 매각자문사 삼일회계법인 주관 아래 관련 절차를 진행해왔다. 본입찰 결과 덕양에너젠·울프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다음달 11일 임시 주주총회와 잔금 클로징 등의 절차를 남겨둔 상태다.
DKME는 1981년 설립된 대경기계기술이 모태다. 울산 남구 석유화학단지에 본사를 두고 1~3공장을 가동하며 인도네시아 현지법인도 보유하고 있다. 1989년 코스피에 상장했으며, 이후 KIB플러그에너지를 거쳐 지금의 사명으로 바뀌었다. 2002년 1억불 ‘수출의 탑’에 이어, 2008년엔 2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바 있다. 하지만 경영진의 횡령 혐의로 2024년 11월 거래정지됐고, 소액주주들은 올해 2월 임시주주총회에서 기존 이사 전원 해임과 신규 이사 12명 선임을 관철시켰다.
#상장·비상장 중견기업 컨소시엄 ‘주목’
이번에 매수자로 나선 덕양에너젠·울프 컨소시엄은 상장사와 비상장 중견기업의 조합이다.
지난 2020년 덕양(현 어프로티움)에서 인적분할돼 출범한 덕양에너젠은 2년 전 극동유화와 5대5 합작법인(JV) 케이앤디에너젠을 설립, S-Oil 샤힌 프로젝트에 15년간 수소 공급권을 단독 수주했다. 이어 올해 1월엔 코스닥에 상장했다.
원래 여수·군산 생산기지를 거점으로 반도체·석유화학·철강업에 고순도 수소를 공급해온 덕양에너젠이 코스닥 상장 석 달만에 DKME 인수 등 사업 확장에 나선 건, S-Oil ‘샤힌 프로젝트’라는 안정적 수요 확보를 기반 삼아 향후 노후 수소 플랜트 교체 수요를 겨냥한 EPC(설계·조달·시공) 사업까지 영역을 넓히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컨소시엄 파트너인 울산(울주군 온산읍 소재) 향토기업 울프도 주목받고 있다.
1999년 설립된 울프는 산업용 보일러·압력용기, 열교환기 제조사로, 폐열회수 보일러 핵심 부품인 스팀드럼 제조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내세운다. 미국기계학회(ASME) ‘U’, ‘S’, ‘U2’ 인증 등 글로벌 수준의 품질인증을 보유하고 있고, 사우디 전력청(SEC) 등 해외 발주처로부터 신뢰받는 발주처다.
#5월 임시주총서 새 이사회 꾸려
즉, 수소 생산(덕양에너젠)-저장·압력용기(울프)-열교환기·화공기기(DKME) 산업 공급망이 1967년 3월 국내 최초의 석유화학산단으로 지정된 울산에서 뭉치는 구도다.
㈜울프 이상찬 대표는 “우리도 울산에서 성장해 온 중견기업인 만큼 이번 인수가 단순한 규모의 확장이 아닌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창출의 발판으로 삼아 신뢰받는 ‘향토기업의 자부심’을 이어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DKME가 울산에서 수십 년간 쌓아온 현장 노하우와 숙련된 인적 자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라며 “기존 구성원들의 전문성을 전폭적으로 존중하고 지원해 울프의 혁신 DNA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화합의 경영을 펼치겠다”라고 부연했다.
한편 오는 5월 11일 열리는 DKME 임시주주총회 안건은 정관 변경과 이사 해임·선임, 감사위원 선임이다. 덕양에너젠·울프 컨소시엄이 지명한 인물들로 새 이사회가 꾸려질 예정이다. 이날은 구주 양수도 거래종결일이자 유상증자 신주 납입일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