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울산시와 울주군 등에 따르면 지역 원전 최접경지 주민들의 대피를 위해 추진한 ‘원전사고 비상대피로 개설사업’이 답보상태다.
해당 사업은 서생면 진하리 국도 31호선부터 온양읍 동해고속 온양IC까지 7.5㎞ 연장, 폭 20m의 4차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1,673억원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서생면 일원은 국내 원자력 발전량의 12.4%(2021년 기준)를 생산하는 신고리 3·4호기가 가동중이고 신고리 5·6호기를 포함해 인근 고리원전 등 다수의 원자력발전소에 둘러싸여 있다. 예방적보호조치구역인 원전 5㎞ 이내에 주민 8,000여명이 거주 중이고, 유동인구까지 2만여명이 상주한다.
이 때문에 비상사태가 발생 시 남북으로 개설된 국도 7·14·31호선 만으로는 쇄도하는 차량과 인파를 감당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당초에는 울산시가 서생(국도 31호선)~온양(국도 14호선)~웅촌 대대리(국도 7호선) 구간 12.4km 연장 4차로 개설을 추진했다. 총사업비는 4,345억원 규모였다. 울산시는 지난 2019년 국토부에 비상대피로 개설사업을 제5차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2021년~2025년)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경제적 타당성에 발목이 잡혔다.
이후 2023년 김두겸 울산시장이 서생~웅촌 도로를 일반도로의 지선(일반국도·고속도로와 인근의 도시·항만·공항·산업단지·물류시설 등을 연결하는 도로)으로 지정해 줄 것을 건의했고, 울주군은 지난 2024년 원전소재 지방자치단체 행정협의회 차원에서 비상대피로 개설 필요성을 국토교통부에 전달하며 화력지원에 나섰다. 특히 기존 노선에서 웅촌 구간을 빼 예산 규모는 줄이고 효율성은 높이는 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타당성이 부족하고 장기적 검토 사안이라는 부정적인 답변만 돌아왔다. 일반도로의 지선으로 지정해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서생면 인구수가 적고, 유동인구, 교통량도 많지 않아 기획재정부에서 예산 지원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자체 자체 사업으로의 추진도 어려운 상황이다. 도로 개설을 위한 실시설계용역부터 다시 진행해야 하고, 개설 후 관리책임에 대한 문제도 발생한다.
울주군 관계자는 “중앙에서도 교통량이나 인구수 외에 안전 문제도 반영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최근 발생한 대형 산불 등과 비교했을 때 사고 발생 표본이나 관련 근거가 부족하다보니 사업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선 사업 추진을 위한 별다른 방안이 없는 상황이다. 신규 원전을 유치해 밀집도가 더 높아지면 대피로 개설 필요성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국지도 개설이 필요하다는 근거거 마련되면 기재부에서도 예산을 지원할 수 있다. 완전히 사업이 좌초됐다고 볼 순 없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