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나무 병충해에 관한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전 국토를 휩쓸고 있는 소나무재선충병에 이어 제주도에서 급속히 번지고 있는 솔껍질깍지벌레 피해 사례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하지만 약속이나 한 듯 비슷한 기사 내용이다. 소나무병해충 방재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정부와 지자체들의 대응 실패를 냉정하게 지적하기보다는 피해 통계와 현장의 상황을 알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필자도 그 급격한 소나무재선충병의 확장성과 지지부진한 방제 상황을 기고를 통해 거론한 적 있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소나무 병충해에 대한 뚜렷한 해법은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산에 불이 번지듯 집중 조명되는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고, 골짜기와 산등성이에서 위태롭게 버티던 소나무는 여전히 죽어가고, 방제는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 이대로 우리 곁의 소나무는 멸종할 것인가!
안타까운 마음에 넓은 산림면적을 보유하고 있고 재선충 방제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울산 북구청의 상황을 살펴보았다.
북구의 산림면적은 11,094ha(북구 면적의 71%)이고, 소유 유형별 산림면적은 국유림 559ha(5%), 공유림 807ha(7%), 사유림 9,728ha(88%)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소나무류는 3,675ha(산림면적의 31%)로 소나무 1,685ha 곰솔 1,923ha 잣나무 67ha로 집계됐다.
지금 급격하게 번지고 있는 재선충 발생 면적은 북구 관내 소나무림 중 3,675ha로 나타났으며, 전체 소나무류에 대해 반출 금지구역으로 지정했다.
최근 3년간 방제 현황을 보면 방제 본 수는 2024년 43,671본, 2025년 14,746본, 2026년 10,411본이다. 피해 고사목 수는 2024년 27,042본, 2025년 6,601본이었고, 사업비는 2024년 54억 4,400만원, 2025년 37억 7,100만원, 2026년 현재 23억 700만원으로 나타났다.
북구는 급경사지와 계곡부가 많은 산림 지형에 소나무류의 분포가 많아 방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에 북구청은 “우기 전후 생활권 재선충 위험 목 제거 사업을 시행하여 안전사고 예방에 적극 나설 예정이며, 향후 산주들의 동의를 받아 수종 전환, 방재 사업 추진에 나서기로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서 “산림청 및 시청의 방제 방향에 맞춰 도심지 생활권 주변과 산업 연지 위험 목 위주로 지속적인 방제 사업을 시행하고, 생육 상태가 양호한 소나무림은 예방주사로 보호할 계획”이라고 했다.
급격하게 확산하고 있는 재선충의 방제는 이제 지금 상태로는 막아설 수 없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의 결론이고, 우리는 그 참담한 실상을 눈으로 보고 있다. 전체 산림면적의 88%가 사유림으로 구성되어 있고, 산주들의 무관심과 비협조는 현재 진행형이다. 소유만 있고 관리는 없는 이런 행태는 이제 바로잡혀야 할 것이다.
긴 세월 동안 민관의 노력으로 대한민국은 산림녹화에 성공했다. 그러나 국내에 필요한 대다수 목재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임산물의 경제적 가치를 올리는 일은 아직 초보 단계에 머물러 있다. 소나무 재선충 방제에 더 이상 손 쓸 수 없다면 선제적 벌목으로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고 수종 개선에 나서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대다수의 산림이 개인소유인 상황에서 전적으로 정부와 자치단체에 방제의 책임을 묻는 것은 타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국가 재난 상황에서 정부와 국민이 모두 한마음으로 나서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오랜 세월 우리 국민과 애환을 같이해 온 소나무의 멸종을 더 이상 무관심과 나태함 뒤에 숨어 지켜볼 수는 없다.
소나무의 비명이 골짜기마다 가득한데 정부의 대책은 아직도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 멸종의 위기 앞에 선 그들의 비명이 국민의 눈과 귀에는 보이고 들리는데 정부는 왜 그렇지 못하는가? 더 늦기 전에 신속한 예산과 전문인력 투입, 그리고 선제적 방제에 나서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조경환 태양복지재단 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