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2.9% 상승하며 전국 7대 특·광역시 중 물가 상승률 1위라는 불명예를 기록했다는 소식이다. 물가 상승은 통계기관의 데이터 발표보다 먼저 서민들의 시장 바구니 사정에서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최근들어 전통시장이나 대형마트를 찾는 시민들의 표정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실제 통계로도 울산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9.38로 전월 대비 0.5%, 전년 동월 대비 2.9% 올랐다. 이는 전국 평균 상승률(2.6%)을 웃도는 수치로, 경북, 경남, 전북에 이어 전국에서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번 물가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예상대로 ‘석유류’ 가격의 폭등이 핵심이다. 예상과 달리 중동 전쟁이 3개월째 지속되면서 울산 지역의 석유류 가격은 무려 24.3%나 치솟았다. 구체적으로는 경유가 33.7%, 휘발유가 22.6% 급등하며 전체 물가 상승의 치명타가 되었다. 여기에 국제항공료(15.9%)와 커피(11.6%) 등 공업제품과 서비스 가격 상승세까지 더해지며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서민 생활과 밀접한 이른바 ‘장바구니 물가’와 서비스 요금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2%나 뛰었다. 상수도료가 16.9% 올랐고, 보험료(13.4%), 아파트 관리비(3.3%)는 물론 중학생 학원비(4.2%)와 사립대 등록금(2.9%) 같은 교육비까지 상승했다. 심지어 장례비와 병원 진료비(2.0%)까지 오르면서 시민들은 숨 쉴 틈 없는 물가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신선식품 가격이 1년 전보다 4.3% 하락하며 물가 상승폭을 줄이는 완충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석유류와 공공요금, 집세(전월세 3.1% 상승) 등의 가파른 오름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술과 담배를 제외한 거의 모든 품목의 물가가 오르면서 지역 소비 위축과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고공행진 중인 물가를 잡기 위해 보다 촘촘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유류세 인하 폭 확대 등 석유류 가격 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며, 정부와 지자체가 관리 가능한 공공요금 인상은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물가 상승은 결국 서민들의 실질 소득을 감소시키고 삶을 팍팍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는 만큼, 민생 경제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물가 관리 체계를 재점검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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