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울산의 한 경찰서 교통 담당 부서 간부 경찰이 음주운전 적발 직후 다시 운전대를 잡아 2차 사고를 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음주운전을 단속해야 할 경찰이 음주운전을 했고, 단속 매뉴얼은 현장에서 휴지조각이 된 것이다. 울산 경찰의 기강 해이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위에 도달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사건의 전말은 충격적이다.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로 적발된 A 경위는 “집이 가까우니 걸어가겠다”며 단속 경찰관에게 차 키를 돌려받았다. 그리고는 보란 듯이 다시 운전대를 잡아 신호 대기 중인 차량을 들이받았다. 술에 취해 판단력을 잃은 비위 경찰관도 문제지만, 재운전 가능성을 원천 차단해야 할 단속 경찰관이 차 키를 그대로 돌려준 행위도 이해하기 어렵다. 경찰 내부 지침상 음주 운전자의 차 키는 대리운전 기사나 보호자에게 직접 전달하거나 경찰이 영치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 기본 중의 기본이 동료라는 이유로, 혹은 간부라는 위세에 눌려 무시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울산 경찰의 음주 비위가 이번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난 3월에는 울산경찰청 소속 경장이 음주운전 중 사고를 내고 도주하다 붙잡히는 일이 있었다. 불과 두 달 사이에 ‘뺑소니’와 ‘단속 후 재운전 사고’라는 최악의 사례들이 잇따라 터져 나온 것이다.

울산경찰청은 사건 발생 직후 ‘음주운전 특별경보’를 발령하고 비위 예방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반복되는 대책이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그동안 수차례 ‘원스트라이크 아웃’과 ‘고강도 감찰’을 외쳐왔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현장에서는 단속 수칙조차 지켜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보여주기식 경보령이 아니라, 조직의 뿌리부터 썩은 부분을 도려내는 인적 쇄신과 시스템 개편이 필요하다. 단속 현장에서 사적인 관계나 계급이 원칙을 압도하지 못하도록 관리 감독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비위 당사자는 물론, 방조한 단속 경찰관과 관리 책임자에게도 일벌백계의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번 일은 단순한 경찰관 개인의 일탈이 아이다. 조직의 단속 시스템과 공직 기강이 통째로 무너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울산 경찰은 뼈를 깎는 성찰과 실질적인 개혁으로 ‘법 집행 기관’으로서의 신뢰를 조속히 회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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