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조업의 패권 경쟁이 ‘인공지능(AI)’과 ‘로봇’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로봇이 현장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고 제어하는 자율 제조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울산시가 광주시와 손잡고 추진하는 ‘휴머노이드 기반 자동차 산업 제조 인공지능 전환(M.AX) 지원사업’은 대한민국 제조업의 미래 생존이 걸린 중차대한 프로젝트다.
울산시는 최근 기획예산처 주관 지방재정협의회에서 이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내년도 국비 30억 원 반영을 강력히 건의했다고 한다. 내년 4월부터 2031년까지 총 500억 원(울산시 250억 원 등)이 투입되는 이 대규모 사업의 첫 단추를 끼우기 위한 필수적인 마중물이다.
이 사업의 핵심은 사람과 유사한 지능형 휴머노이드 로봇을 자동차 조립과 물류 현장에 투입하고, 제조 현장에 특화된 피지컬 AI 알고리즘 및 표준 공정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대기업의 생산성 향상에만 그치지 않는다. 자금력과 기술력이 부족해 AI 전환(AX)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중견 부품기업들에게 맞춤형 로봇 도입 컨설팅과 실증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자동차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만성적인 숙련공 부족 현상과 고난도 위험 공정 문제를 해결할 최적의 대안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 사업은 지역 간 ‘초광역 협력’의 모범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세계적인 자동차 생산 거점을 보유하여 실증 데이터 확보에 유리한 ‘제조업의 심장’ 울산과, 국가 AI 데이터센터 등 강력한 AI 컴퓨팅 인프라를 갖춘 광주가 각자의 강점을 결합했다. 두 도시의 시너지는 대한민국이 글로벌 휴머노이드 및 제조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제조 AI 전환은 국가적 차원에서 과감하게 육성해야 할 미래 먹거리다. 특히 자동차 제조 공정의 AI 전환이 늦어지면 국가 산업 전체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
정부는 이번 울산시의 국비 지원 요청을 단순한 지역 민원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 내년도 예산안에 요구액 30억 원을 온전히 반영하여, 울산과 광주가 대한민국 자동차 제조 AI 전환의 물꼬를 틀 수 있도록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다. 정치권 역시 지역을 넘어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초당적인 협력으로 힘을 보태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