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 간담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 간담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후보등록을 하루 앞둔 지난 13일, 이재명 대통령이 울산을 방문해 K조선 간담회를 주재하고 전통시장을 찾은 것을 놓고 야권이 “관권 선거 개입”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재 울산은 보수와 진보의 지지 기반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격전지로 꼽히는데다, 현역 김상욱 의원의 울산시장 출마로 남구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까지 함께 치러지면서 정치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청와대는 이번 일정에 대해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미래 전략 논의 차원이라고 소개했지만, 국민의힘은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둔 울산을 방문한 것 자체가 정치적 중립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울산 방문 일정 중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를 마친 뒤 남목마성시장을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시장 곳곳을 둘러보며 상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표고버섯과 참외, 코다리찜, 고추 된장무침 등을 현금과 온누리상품권으로 구입했으며, 시장을 찾은 시민들과도 악수하거나 사진 촬영 요청에 응하며 소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중앙선대위는 “이재명 대통령의 울산 방문은 ‘민생 행보’가 아니라 사실상 대통령 권력을 앞세운 초대형 관권선거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지금 이재명 정부의 모습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국가 권력을 총동원한 정치 캠프에 더 가깝다”며 “권력 핵심 인사들이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이자 재보궐선거가 걸린 울산에 총출동한 것은 단순한 현장 방문 차원을 넘어선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울산시당도 14일 논평을 통해 “조선업은 울산 민심과 직결된 핵심 산업”이라며 “후보자 등록을 하루 앞둔 시점,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인 울산에서 대통령과 정부 핵심 인사들이 산업 지원·투자·민생 메시지를 쏟아내는 장면을 국민이 순수한 민생 행보로만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울산 최다선인 국민의힘 김기현(남구을) 의원도 가세했다. 김 의원은 SNS를 통해 “이 대통령이 마치 조선 시대 왕이 행차하듯 비서실장과 장관을 대거 대동하고 울산을 방문했다”며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도 고쳐매지 말라고 했건만, 지방선거를 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더군다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도 있는 울산을 행정각료와 함께 특별한 목적도 없이 방문한 것은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이 다녀가자마자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부터 후보들까지 일제히 홍보문자를 보내고 있는 걸 보니, 나름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신난 것 같아 보인다”며 “청와대 대변인이 ‘예고 없이’ 다녀가면서 파악했다는 울산의 민심은, 시민들이 실제 절박하게 호소하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청와대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간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이 같은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통령의 지역 방문을 둘러싼 선거 개입 시비는 역대 정권마다 되풀이돼 온 패턴이다.

가장 최근 사례는 윤석열 정부다.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22대 총선을 앞두고 전국 주요 지역을 돌며 24차례에 걸쳐 민생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 약속한 내용이 국민의힘 후보들의 공약과 지나치게 겹친다는 점이 도마에 올랐고, 야당과 시민단체가 선거법 위반으로 신고·고발에 나섰다. 당시 민주당이 가장 강하게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같은 논란이 있었다. 2021년 4·7 보궐선거를 40여 일 앞두고 문 대통령이 부산 가덕도를 방문해 신공항 건설 지원을 약속하자 야권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며 선관위에 유권해석을 요청했고,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대통령이 직무수행 활동의 일환으로 지역을 방문해 현안 사업 계획을 청취하고 지원을 약속한 행위만으로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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