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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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구의 한 대형 목욕탕이 미신고 휴게음식점 영업으로 행정에 적발되면서, 지역 목욕업계 전반에 퍼진 무허가 음식 판매 관행과 단속 사각지대 논란이 일고 있다.

목욕업계에서는 생계형 운영이라는 호소도 나오지만, 이용객이 직접 사업장을 고발하는 사례까지 나오면서 식품위생법상 관리 미흡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업계 전반 무허가 음식 판매 관행 ‘도마에’

17일 북구에 따르면 최근 지역 한 대형 목욕탕에서 ‘미신고 휴게음식점 운영’ 정황 관련 신고가 접수돼 긴급 현장 점검에 나섰다.

해당 업장은 오래 전부터 목욕탕 내부에서 계란과 아이스아메리카노, 식혜 등 ‘완제품 음식’을 판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식품위생법 제37조 등에 의하면 식품 또는 음료를 조리·판매하는 영업을 하려면 휴게음식점 등 관련 영업 신고를 해야 한다. 계란, 아이스크림 등 단순 완제품 판매라도 관할 행정에 신고하지 않고 매점을 운영하면 미신고 휴게음식점(식품접객업소)으로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형사 처벌이 가능하다.

북구는 관련 고발 접수 이후 현장을 방문해 해당 사업장에 즉시 주의 및 철거(미운영) 계도 조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같은 사례가 특정 업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울산시와 시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기준 지역 목욕탕 사업장은 총 164개소다. 중구 36개소, 남구 49개소, 동구, 20개소, 북구 19개소, 울주군 40개소로 지역 전반에 골고루 분포돼 있다. 이 중 찜질방 겸업 업장을 제외한 상당수 일반 목욕탕 현장에서 재첩국, 장아찌를 비롯한 ‘반찬류’부터 계란과 음료 등을 별도 신고 없이 판매하는 사례가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단속 사각 논란현실적 제도 보완 목소리

행정당국은 이를 목욕업계 전반의 낮은 법적 인식 문제로 보고 있다. 북구 관계자 등은 “오랫동안 관행처럼 이어져 오다 보니 업주들의 식품위생법 관련 인식이 낮은 편이다”라며 “현장에서도 단속이나 행정 조치를 적극적으로 하기 쉽지 않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계도에 어려움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용객 등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업계 사정을 이유로 이러한 관행이 정당화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신고 음식 판매는 식품위생법상 명백한 불법 영업에 해당하는 만큼, 위생 관리와 소비자 안전 측면에서 제도 개선과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목욕업계는 단순한 불법행위가 아닌,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라고 호소한다.

곽영식 한국목욕업중앙회 울산시지회장은 “울산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코로나19 이후 최근 3년간 목욕업계가 정말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며 “목욕탕 내에서 1인 근로하는 분들이 하루 일당이 안 나오다 보니 농·수산물, 음료수 등을 판매하는 상황이다. 3년 전부터 지회 차원에서 목욕 업주들과 회의하며 ‘이러한 판매 행위를 자제해 달라’하지만, 생계와 엮여 있어 자체 계도가 쉽지 않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곽 회장은 “주의를 받고도 허가 신고를 하지 못하는 이유에는 세금 부담 문제와, 목욕탕 매점의 1인 근로 형태 특성상 근로자 퇴사 시 사업 주체를 다시 변경해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 등이 얽혀 있다”라며 “업계 환경이 매우 어려운 만큼, 현실적인 제도 고민도 같이 모색해줬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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