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진 온산중학교 교사
소유진 온산중학교 교사

 초록이 만연하고, 감사의 말이 자연스럽게 오가는 5월. 마음을 전하는 행사를 준비하시는 선생님들과 선뜻 마음을 나누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학교 속의 관계를 다시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그 속에서 교사로서 학생에게 고마운 순간들이 많았음에 다시 감사하게 된다. 매일 아침 학교에 나와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일, 서툴러도 수업에 참여해 보려는 태도, 친구와 관계를 맺기 위해 한 걸음 내딛는 모습은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다. 평범해 보이는 장면이 모여 학교의 하루가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임을 새삼 느낀다.

 작년, 학교급을 옮겨 근무하게 되면서 학생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어야 할지 막막했던 때가 있었다. 아이들이 처한 상황과 배움의 수준이 달라 생활 지도나 교과 수업에서 어디에 기준을 둬야 할지 고민이 생겼기 때문이다. 특히 이주 배경 학생 중에는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학생도 있어, 학교 적응과 수업 참여를 어떻게 도와야 할지 더욱 오래 생각하게 됐다.

 아이들의 수준을 살펴 참여의 정도를 조정하기도 하고, 직접 이야기를 나누며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함께 찾아보기도 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모국어로 할 수 있는 부분을 챙겨 주고, 한국어로 이뤄지는 수업 방식에 조금씩 익숙해질 수 있도록 기다렸다.

 다르다는 이유로 모든 것에서 배제하기보다, 학교 수업 안으로 조금씩 들어올 수 있도록 길을 내어 주고 싶었다. 그렇게 지켜보니 처음에는 머뭇거리던 아이들도 점차 수업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완벽하게 해내지는 못하더라도 반응을 보이고, 활동에 함께하려는 태도가 조금씩 생겨났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러한 변화는 교과 교사 한 사람의 힘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아이들이 수업 안으로 조금씩 들어올 수 있었던 데에는, 학교 곳곳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아이들을 붙들어 주고 있던 여러 선생님들의 노력이 함께하고 있었다. 교과 교사가 수업 안에서 아이들의 참여를 고민하는 동안, 학교의 다른 자리에서도 아이들이 이 공간에서 편안히 머물 수 있도록 돕는 손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담임 선생님들은 학교가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이 생활 속 표현을 배우고 친구들과 관계를 맺으며 수업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도록 곁에서 꾸준히 도움을 주고 있었다. 또, 이주 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낯선 환경에 조금씩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한국어를 가르치고 학교생활을 안내하는 선생님과, 기초학습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아이들을 위해 맞춤형 수업을 열어 주고 각자의 속도에 맞게 배움을 이어 갈 수 있도록 살피는 선생님도 있었다.

 배움이 느린 아이들과 시간을 내어 문화탐방이나 다양한 체험활동에 나서는 선생님들의 모습은, 아이들이 학교와 지역사회 안에서 조금 더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돕는 애씀이었다. 이런 장면들이 모여 한 아이를 공동체 안에 안전하게 머물게 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장면들을 되짚어 보며, 감사는 교사와 학생 사이를 한쪽으로만 흐르는 마음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낀다. 아이가 학교 안에 머물 수 있도록 마음을 보태는 선생님들이 있고, 그런 마음에 응답하듯 자신의 자리로 조금씩 들어오는 아이들도 있다. 서로의 애씀을 알아보며 교사와 학생은 자연스럽게 서로를 붙들어 주는 관계가 돼 가는 것 같다.

 이제 우리 교육공동체가 서로의 수고와 애씀을 알아보고, 서로를 응원하는 분위기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서로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한 사람의 노력과 변화를 가볍게 넘기지 않는 태도는 학교를 훨씬 더 따뜻한 공간으로 만들 것이다.

   서로의 애씀을 알아보는 마음이 쌓일수록 학교는 더 따뜻해지고, 그 안에서 아이들도 조금 더 단단하게 자라날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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