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1일부터 25일까지, 울산광역시 의료봉사단은 자매도시인 우즈베키스탄 페르가나주(州)로 뜻깊은 여정을 다녀왔다. 국경을 넘어 온정의 손길을 나누고, 울산과 페르가나 두 도시 간의 우정을 '의료'라는 이름으로 굳게 다지는 시간이었다. 현지 주민들의 따뜻한 환대 속에서 바쁘게 진료 일정을 소화했지만,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내 마음 한편에는 묵직한 안타까움이 자리 잡고 있었다.
진료 현장에서 마주한 페르가나의 의료진들은 누구보다 헌신적이었고, 환자들의 완치 의지 또한 강렬했다. 그러나 의료인으로서 뼈저리게 느낀 것은 '단 2%의 의료 기술과 인프라의 차이가, 환자의 삶에서는 98%라는 거대한 결과의 차이로 이어진다'는 냉혹한 현실이었다.
첨단 장비와 조금 더 발전된 수술 기법이 있었다면 쉽게 치유될 수 있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그 '2%의 부족함' 때문에 평생 불편을 안고 살아가거나 생명의 위협을 받는 환자들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
대한민국의 진료실이었다면 적절한 처치와 장비 지원으로 내일을 꿈꿀 수 있었을 아이들이, 현지 의료환경의 한계로 인해 희망을 내려놓는 모습은 의료봉사단 모두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현실은 우리에게 봉사의 참된 의미와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깊은 화두를 던져줬다.
사실 울산시의 이 같은 인술(仁術)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울산시와 울산시의사회는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12년 베트남 칸호아성을 시작으로 캄보디아, 바누아투, 미얀마 등 의료 취약 국가를 대상으로 작년까지 총 11회에 걸쳐 221명의 의료진을 파견해 12,609명을 진료하는 등 글로벌 나눔 가치를 꾸준히 실천해 오고 있었다.
역사적 축적 속에서 치러진 이번 페르가나 방문은 우리에게 새로운 과제를 고민하는 계기를 마련해 줬다.
진정한 의료봉사란 현지에서 약을 처방하고 상처를 싸매주는 일회성 구호에 그쳐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에 울산시 의료봉사단은 울산의 우수한 기술력으로 개인의 인생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중증 및 희귀 질환 환자들을 선별해 향후 울산으로 초청해 수술과 치료를 지원하는 이른바 '사후 연계 치료 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물론 이는 울산시 의사회와 지역 종합병원 및 대학병원, 그리고 울산시 등 유관기관들의 긴밀한 소통과 정책적 검토가 선행돼야 하는 장기적 과제다. 하지만 울산의 선진화된 의료 인프라를 활용해 이들에게 새 삶을 선물할 수 있다면, 이는 단발성 봉사를 넘어 지속 가능한 생명 존중의 가치를 실현하는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울산의 따뜻한 품격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단 2%의 의료 격차가 98%의 절망을 만드는 현실 속에서, 우리가 내미는 손길은 누군가의 삶을 100% 바꾸는 기적이 될 수 있다. 페르가나에서 마주한 환자들의 눈빛을 가슴에 새기며, 울산시 의료봉사단은 앞으로도 국경을 넘어 도움이 필요한 곳 어디든 따뜻한 여정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 피어난 희망의 불씨가 울산 시민들의 관심과 여러 기관의 지혜 속에서 더 큰 기적의 동행으로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