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식 울산시교육감 당선인의 교육감직 인수위원회가 '미래설계위원회'를 표방하며 어제 공식 출범했다. 향후 4년간 울산교육의 밑그림을 그릴 이번 인수위 구성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당선인이 밝힌 '1호 결재'의 방향 선회다. 당초 구상했던 '학생성장지원센터 신설' 대신, 선거 과정에서 확인한 교육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반영해 '교권 회복' 관련 내용을 1호 결재로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교권 추락이 한계를 넘어선 오늘날, 학교 현장의 핵심 과제가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히 짚어낸 시의적절한 결단으로 평가 받을만 하다.

 최근 몇 년간 학교 현장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와 상식을 벗어난 악성 민원으로 인해 교사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다. 교사가 안심하고 가르칠 수 없는 환경에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질 리 만무하다. 조 당선인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명확히 밝혔듯, '교권 보호는 교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교권이 무너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교실에 있는 아이들에게 돌아간다는 엄중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따라서 인수위가 최우선으로 다뤄야 할 과제는 교사들이 악성 민원의 방패막이로 전락하지 않도록 단단한 제도적 울타리를 치는 일이다. 당선인이 공언한 대로 무고성·악성 신고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확고히 하고, 교육청 차원의 통합 민원 대응 체계를 속도감 있게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상처받은 교사들이 다시 교단에 설 수 있도록 심리상담과 회복 지원을 대폭 강화하는 실질적인 대책이 1호 결재에 반드시 담겨야 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진보 교육계가 그동안 다져온 '학생 인권'의 가치가 '교권 강화' 기조 속에서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학생 인권과 교권은 어느 한쪽이 살기 위해 다른 쪽이 죽어야 하는 시소게임이 아니다. 학교라는 공동체 안에서 상호 존중되어야 할 동반 가치다. 조 당선인의 언급처럼, 학생들의 자치 활동과 갈등 조정 역량을 키워 '내가 존중받기 위해 타인을 먼저 존중하는' 인권 친화적 학교 문화를 조성한다면 두 가치는 얼마든지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조 당선인의 임기 첫날 서명하게 될 1호 결재가 '교사가 존중받는 울산 교육'의 초석을 다질 수 있는 시책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