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용국악관현악단이 창단 20주년을 맞아 오는 16일 오후 7시 30분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제23회 정기연주회를 연다. 이번 공연에는 국립국악관현악단 초대 단장 등을 역임하며 국악관현악의 지평을 넓혀온 작곡가이자 지휘자 박범훈이 객원 지휘자로 나선다. 지난 12일 울산을 찾은 박 지휘자를 만나 이번 무대의 의미와 국악관현악의 매력, 울산 전통 예술의 과제에 대해 들었다.

박범훈 지휘자가 지난 1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국악관현악의 의미와 울산 전통 예술 과제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박범훈 지휘자가 지난 1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국악관현악의 의미와 울산 전통 예술 과제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박 지휘자는 “수년 전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해 울산사찰 합창단들이 함께한 행사에서 지휘를 맡은 뒤 오랜만에 울산에 왔다”라고 입을 뗐다.

그는 울산 시민들에게 “국악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와서 한 번 들어보라”라고 당부했다. 박 지휘자는 “음악은 소리로 표현되는 예술이다. 설명만 들어서는 재미를 온전히 알 수 없다”라며 “사과 맛이 시다, 달다 아무리 설명해도 직접 한 번 베어 물어봐야 아는 것과 같다. 우리 소리도 직접 들으면 몸으로 들어오는 힘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처용국악관현악단 창단 2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다. 박 지휘자가 이번 공연에서 강조한 것은 ‘국악관현악다운 국악관현악’이다.

그는 “서양 오케스트라를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전통 예술의 특징을 살려야 한다”라며 “관악, 노래, 음악, 춤, 연기 등이 함께 어우러질 때 서양 오케스트라와 다른 국악관현악의 차별성이 생긴다”라고 설명했다.

1부에서는 박범훈 작곡의 국악관현악 ‘축연무’를 비롯해 얼후협주곡 ‘향’, 가야금협주곡 ‘가야송’, 서도소리협주곡 등이 연주된다.

박 지휘자는 “중국의 대표적인 악기인 얼후가 우리 국악관현악과 함께하고, 가야금협주곡 ‘가야송’은 가야금을 연주하면서 노래하는 곡”이라며 “경상도 지역에서는 접하기 쉽지 않은 서도소리도 국악관현악으로 편곡해 들려준다. 다양한 전통 음악의 색깔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2부는 ‘늦게 핀 찔레꽃-장사익의 소리 여행’으로 꾸며진다. 박 지휘자는 장사익의 소리를 “서민의 소리이자 우리 민족의 소리”라고 표현했다.

그는 “만들어낸 소리가 아니라 타고난 소리이고, 화려하게 꾸민 소리가 아니라 그 자체로 깊은 울림을 가진 소리다. 그런 소리가 국악관현악과 잘 어울린다”라고 말했다.

전통을 오늘의 감각으로 새롭게 들려주는 의미에 대해서도 그는 “전통 음악도 보관만 해서는 의미가 없다. 지금 우리가 사는 데 활용돼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울산의 시립국악관현악단 창단 필요성을 언급했다.

박 지휘자는 “울산에도 부산, 경주처럼 시립국악관현악단이 하나 생겨야 한다”라며 “모체가 있어야 지역 국악 활동도 뿌리내릴 수 있고, 전공자들의 활동 무대와 시민들이 국악을 접할 기회도 많아진다”라고 말했다.

이어 “울산광역시보다 작은 평택·청주에도 시립국악관현악단이 있다”라며 “현재 울산시립무용단의 연주단을 주축으로 보강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처용국악관현악단 제23회 정기연주회는 오는 16일 오후 7시 30분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문의 052-266-4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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